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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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구속영장 기각에 ‘버닝썬게이트’ 최초 제보자가 올린 의미심장한 글

성매매 알선 및 횡령 등의 혐의를 받는 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와 유인석(34) 전 유리홀딩스 대표의 구속영장이 14일 모두 기각된 가운데 ‘버닝썬게이트’ 최초 제보자 김상교(28)씨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이 주목받고 있다.

 

김씨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버닝썬게이트”라며 “대한민국의 현실. 나라가 없어진 것 같다”고 적은 글과 함께 ‘A nation that forgets its past has no future –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습니다’라고 적힌 이미지를 올리며 해시태그로 ‘#기각’이라 달았다. 승리의 구속영장 기각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풀이된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 일행에게 성매매를 알선하고 버닝썬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승리의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판사는 “주요 혐의인 횡령 부분은 다툼의 여지가 있고 나머지 혐의 부분도 증거인멸 등 구속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신 부장판사는 횡령 혐의와 관련해 “유리홀딩스와 버닝썬 법인의 법적 성격, 주주 구성, 자금 인출 경위 등에 비춰 볼 때 형사책임의 유무와 범위에 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도 “그동안 수집된 증거자료 등에 비춰 증거인멸 등과 같은 구속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인석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사유도 같은 이유다.

 

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서울 중랑경찰서 유치장에서 대기하던 승리는 이날 밤 10시50분쯤 경찰서를 나와 대기 중이던 승용차를 타고 귀가했다. 승리는 영장 기각에 대한 소감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혀 대답을 하지 않았다.

 

승리와 유 전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버닝썬 수사도 일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찰은 보강 조사 후 영장 재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