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계승자/애나 파이필드/이기동/프리뷰/2만원
작년 말까지 워싱턴포스트의 서울특파원과 도쿄지국장을 지내면서, 한반도 문제를 취재해 온 애나 파이필드 기자가 쓴 책이다. 2019년 초 베이징지국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녀는 10여 차례 현지 취재를 통해 북한 정권의 향방을 추적했다.
저자가 그려낸 김정은은 영리하고 폭압적이며, 외교적인 요령까지 터득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가 하는 모든 행동은 권력유지라는 최종 목표에 맞춰져 있다고 설명한다.
책은 3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에서는 김정은의 어린 시절과 스위스 유학시절을 다루었다. 김정은의 성격, 위장 신분으로 지낸 유학시절의 이야기가 비교적 사실적으로 설명되어 있다.
2부 권력 다지기에서는 3대 권력 승계 과정과, 이후 권력을 다지기까지의 공포정치와 장마당 정책, 이복형 김정남 암살과 고모부 장성택 처리 과정의 알려지지 않은 내막이 공개된다. 저자는 천안함 폭침도 권력 승계 과정에서 군부의 지지를 얻기 위해 김정은이 총지휘한 것으로 풀이한다. 3부에서는 내부 권력 장악 이후 한국을 상대로 한 평화공세와 미국과의 담판 과정이 서술되었다.
저자는 집필을 위해 8개국을 다니며 탈북자, 북한의 고위공직자, 일반 주민들과 장시간 인터뷰했다. 그들로부터 들은 이야기 조각을 모아 김정은이라는 퍼즐을 맞춰나간다.
그녀의 서술은 북한에 대해 권력 투쟁의 관점 내지 김정은 일가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지만, 너무 가족사 중심이라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저자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오토 웜비어 사건의 내막도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2019년 4월 25일 ‘북한이 2017년 당시 혼수상태에 빠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치료비 명목으로 200만달러의 청구서를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논란이 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측에는 단 한 푼도 지불하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미국 기자 입장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정승욱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