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팬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리오넬 메시(32·FC바르셀로나). 하지만 그의 이름이 처음부터 널리 알려져 있었던 것은 아니다. 뛰어난 재능을 특별한 무대에서 펼쳐보인 뒤에야 그는 비로소 진정한 스타가 됐다. 이 특별한 무대가 바로 20세 이하(U-20) 월드컵이다. 그는 2005년 네덜란드 U-20월드컵에서 득점왕과 대회 MVP를 동시에 따내며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메시 뿐만이 아니다. 2007년 대회 득점왕 및 MVP 세르히오 아궤로(31·맨체스터 시티), 2011년 대회 득점왕 알렉상드르 라카제트(28·아스널), 2013년 대회 MVP 폴 포그바(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스타들이 이 대회를 휩쓸고 지나갔다.
‘올해는 또 어떤 빛나는 재능을 볼 수 있을까’. 이런 두근거림이 가득한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이 2년 만에 또다시 돌아왔다. 올해는 프랑스,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축구 강국을 포함한 24개 팀이 폴란드에서 24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 대장정을 펼친다. 한국도 출전국에 포함돼 있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F조에 포함돼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열전을 벌인다.
이번 U-20 월드컵이 한국 축구팬들에게 더욱 특별한 것은 대회를 앞두고 가장 주목받는 선수 중 한명이 한국의 유망주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강인(18·발렌시아)다. FIFA는 21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대회에서 주목할 10명의 선수를 발표했다. 이 10명 중 이강인이 최연소다. FIFA는 “발렌시아는 인천 출신의 공격형 미드필더 이강인을 2011년 유소년팀에 영입해 키워왔다“면서 ”그는 마침내 2019년 1월 시니어 무대에 데뷔했고, 2019년 3월에는 국가대표에도 처음 소집됐다“라고 설명했다. 이강인은 이미 FIFA 외에도 유럽 현지 각종 매체에서 이번 대회 최고 유망주로 소개되는 중이다. 하루 전 스페인의 ‘풋볼 프리메라’도 이번 대회의 주목할 10인에 이강인을 꼽은 바 있다. 이 매체는 ”이강인은 공을 항상 발에 바짝 붙여 다룬다. 상대는 파울을 범하지 않고는 공을 뺏기 어렵다”며 “경기장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시야를 가졌고 패스와 슛도 좋다”고 극찬했다.
이강인과 더불어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네후엔 페레스(19)다. 지난해 스페인 라 리가 명문 AT마드리드와 계약한 뒤 아르헨티나 1부리그 아르헨티노스 후니오르스에 임대돼 뛰고 있는 그는 향후 아르헨니타 국가대표팀 중앙수비수 라인을 책임질 인재로 손꼽힌다. 미국의 티모시 웨아(19)는 실력과 함께 그 출신 배경으로 함께 주목받는 선수다. 바로 라이베리아의 축구 영웅이자 현 대통령인 조지 웨아의 셋째 아들이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친정팀 파리 생제르맹이 애지중지 키우는 유망주로 현재는 스코틀랜드리그 셀틱에 임대돼 맹활약중이다. 빠른 스피드와 슈팅에 아버지를 닮은 골결정력까지 지닌 미래의 스타중 하나다.
멕시코의 디에고 라이네스(19)는 올 시즌 스페인 라 리가에서 이강인과 함께 큰 주목을 받았던 10대 유망주다. 167cm의 단신이지만 남미 특유의 개인기로 올해 초 스페인 레알 베티스로 이적한 뒤 벌써 6골이나 넣었다. 뛰어난 드리블러의 역할이 커지는 U-20 대회에서도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다.
여기에 올 시즌 분데스리가 2위팀 도르트문트의 주전 수비수 단-악셀 자가두(20·프랑스)와 맨체스터 시티의 유망주 톰 델레-바시루(20·나이지리아), 오스트리아리그 잘츠부르크의 스트라이커 얼링 할란드(19·노르웨이)도 이번 대회에서 눈여겨봐야 할 차세대 스타다. 이밖에 라도스와프 마예츠키(20·폴란드), 모이세스 라미레스(19·에콰도르) 등 두명의 골키퍼가 '주목할만한 10인'에 꼽혔고, 사우디아라비아의 미드필더 투르키 알-아마르(20)도 이강인과 함께 아시아권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