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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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 체육회장 ‘IOC 신규위원’ 사실상 예약

이기흥(64·사진) 대한체육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017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IOC 위원직 반납으로 크게 위축된 한국 스포츠 외교가 다시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오른쪽)이 평창올림픽 기간이었던 지난해 2월13일 강릉 올림픽파크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한국의 밤 행사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으로부터 기념품을 받고 있다. 대한체육회 제공

IOC는 23일 집행위원회를 열어 이 회장을 비롯한 10명을 신규 위원으로 추천한다고 발표했다. IOC는 오는 6월 24∼26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IOC 134차 총회에서 투표로 신규 위원을 선출한다. 하지만 집행위원회의 추천을 받은 신규 회원 후보가 총회 투표에서 낙선한 사례는 거의 없어 사실상 이 회장은 이변이 없는 한 새 IOC 위원으로 선출된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의 IOC 위원은 현재 유승민 선수위원 1명뿐인데 이 회장이 선출되면 IOC 위원이 2명으로 늘면서 더욱 적극적인 스포츠 외교를 펼칠 수 있다.

 

2016년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를 합친 통합 대한체육회 회장에 오른 이 회장은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수장 자격으로 IOC 위원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IOC 위원의 정년은 70세여서 이 회장이 신규 위원에 선출되면 앞으로 6년 동안 세계 스포츠 외교 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해 활동하게 된다.

 

다만 이 회장의 대한체육회장 임기가 2021년 2월까지라 2020년 말에 열리는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해야 IOC 위원 정년을 채울 수 있다. 이 회장은 올해 초 체육계가 연이은 성폭력 문제에 연루된 뒤 안팎에서 사퇴 요구에 직면한 바 있다. 체육계에 만연한 비리를 해소할 구조개혁에 소홀했다는 지적까지 받으며 재선 도전이 불투명했었다. 그러나 이번 추천을 계기로 이 회장은 내년 재선 도전을 위한 명분을 마련하게 되었다. 이 회장의 연임 여부가 IOC 위원 임기와 직결되는 상황이 돼 내년 체육회장 선거가 체육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