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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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적분할 D-7… 파업 수위 높여가는 현대중공업 노조

사측, '단체협약 승계' 등 약속하며 합의 촉구 불구 / 24일부터 4시간 부분 파업… 28일부터 나흘간 전면파업 계획

현대중공업 노조가 회사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물적분할(법인분할)을 두고 파업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회사는 노조가 파업의 명분으로 삼았던 ‘단체협약 승계’, ‘고용안정’ 등을 약속하며 노사합의를 촉구하고 있지만, 노조는 임시 주주총회 연기까지 요구하며 총력투쟁하겠다고 예고해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22일 현대중공업 노조는 회사의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상경집회를 열었다. 현대중공업 노조 제공

현대중공업 노조는 24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하는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인다. 오는 27일부터는 파업 수위를 높인다.

 

오전 9시부터 7시간 파업하고, 28일부터 31일까지는 전면파업할 예정이다. 노조는 물적 분할에 반대해 지난 16일부터 연일 파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22일 서울 상경집회에서는 조합원 12명이 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일으켜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돼 일부는 조사를 받고, 일부는 풀려나기도 했다.

 

노조는 회사에 임시 주주총회를 연기할 것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최근 노조소식지를 통해 “울산시와 동구의회, 각 정당들도 일제히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중단과 본사 서울이전을 반대하고 있다”며 “이사회는 임시 주주총회 연기를 즉각 결정한 뒤 법인분할 중단을 선언하고 노사가 원점에서 재검토 하자”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오는 31일 임시주총을 열어 회사의 물적 분할을 승인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그룹에 편입하기 위해 중간지주회사를 설립하기 위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가칭)과 신설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으로 분할된다. 

 

회사는 노조에 합의를 제안했다. 노조 측에 ‘고용유지와 단체협약 승계와 관련된 사항을 확정 짓는 합의서 체결식을 열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최근 공동 대표이사 명의의 담화문에서 단체협약 승계와 고용안정을 약속한만큼 이를 공식화하는 합의를 요구한 것이다.

 

회사는 사내소식지를 통해 “노조가 지금까지 분할계획서에 단체협약 승계 문구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불법 파업을 강행했고, 고용이 불안해질 것이라는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해왔다“며 “최근 담화문을 통해 우려하던 ‘단협 승계’와 ‘고용안정‘을 대표이사가 확실하게 약속한만틈 더 이상 노조가 무조건적인 반대를 이어갈 명분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계속 ‘반대를 위한 반대’에 집착한 채 대화 제안을 외면한다면 이는 누가 봐도 의지가 없다는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