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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주 쫄깃합니다” 대학가 또 ‘가즈아’ 열풍 우려 [뉴스+]

취업난·경제난 탈출구? / 전문가들 "가상화폐 투가 매우 위험스럽다는 점 유의해야"

“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기회잖아요. 기자님은 안 하세요? 요즘 아주 쫄깃합니다.”

 

1년6개월째 가상화폐에 투자하고 있다는 대학생 김모(25)씨는 30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광주광역시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김씨는 가상화폐 열풍이 한창이던 2017년12월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들었다. 그는 “가상화폐 투자를 하지 않는 사람들은 가상화폐 투자를 투기라고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면서 “블록체인 기술이 붐을 일으키기 전이라서 충분히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주변을 보면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친구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열에 한둘은 족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자 대학가에도 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취업난‧경제난 속에 ‘N포세대’라고 불리는 대학생들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 투자가 매우 위험스럽다는 점을 항상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1일 가상화폐 거래소 등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날 오전 한때 전일 대비 0.28% 상승한 1034만7000원을 기록했다. 이더리움과 리플, 퀀텀 역시 일제히 상승했다. 최근 이어지는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모양새다.

 

가상화폐의 선두주자 격인 비트코인은 지난 27일 오전 5시쯤 1000만원을 돌파했다. 31일 980만원까지 떨어졌으나 한때 400만원까지 추락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최근 비트코인 관련 뉴스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가상화폐에 관심을 보이는 대학생이 점차 늘고 있다. 경기도의 한 대학교에 다니는 4학년 강모(24)씨는 “최근 투자를 시작한 학생이 늘었다”며 “투자는 하고 싶으나 잃을까봐 고민하는 학생들도 상당수”라고 전했다.

취업난‧경제난 등 어려운 현실이 대학생들을 가상화폐 쪽에 관심을 갖게 한다는 지적이다.

 

대학생들은 취업절벽을 넘기 위해 사교육까지 받고 있으나 취업은 하늘의 별따기다. 지난해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발표한 ‘취업사교육 경험 조사’에 따르면 설문 대상 1374명 중 39.2%에 달하는 538명이 취업 준비를 위해 사교육을 받았거나 받고 있다고 답했다.

 

대졸 실업자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대졸 이상 실업자는 전년 대비 2만9000명(5.0%) 증가한 60만3000명이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99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학자금 부담에 취업난까지 겹쳐 경제난이 심각하다. 서울에 사는 1인 청년가구 주거빈곤율은 2000년 31.2%에서 2015년 37.2%로 나빠졌다. 학자금을 제외한 대학생 대출금은 매해 꾸준히 늘어 2017년 1조원을 넘겼다. 학자금 제외 대출금의 대부분은 생활비 용도다.

 

이처럼 취업난과 경제난 등이 겹치자 대학생들이 탈출구 중 하나로 가상화폐 투자를 결심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설동훈 전북대 교수(사회학)는 “가상화폐는 기본적으로 고위험 상품”이라며 “단기수익을 노리고 뛰어드는 것은 굉장히 무모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가상화폐가 고위험군인 것을 깨닫고 위험을 각오하고 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모르고 무작정 뛰어드는 것은 큰 문제”라고 경고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