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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초청으로 국회 온 이국종, 내년 총선용 포석일까 [최형창의 창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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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야권 러브콜 받는 이국종 교수, 8개월 만에 국회 찾아 / 2018년 영입제안했던 한국당 김성태 의원과 함께 입장 / 이언주·최대집·이국종 젊은 보수 연대 세력 가능성 타진
무소속 이언주 의원(가운데)과 이국종 아주대 의대 교수(오른쪽),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왼쪽)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국종(50)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 31일 국회를 찾았습니다. 이 센터장은 무소속 이언주 의원과 대한의사협회가 주최한 ‘응급환자의 범위에 관한 합리적 기준 재설정을 위한 토론회’ 주제발표를 위해 연단에 섰습니다. 그는 “병원에서 감기라고 처방해도 환자가 응급실로 찾아와서 열이 나서 죽겠다고 하면 응급환자가 된다”면서 “약물치료만 받아도 될 환자가 응급실에 많다보니 급한 중증환자들이 진료를 받지 못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센터장은 또 중증외상환자들의 골든아워가 지켜지지 않는 원인으로 환자이송시스템도 꼽았습니다. 그는 “한국은 말이 너무 많다. 하루에도 닥터헬기가 몇 번씩 떠야 한다. 환자가 가장 적절한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센터장은 지난해 4월과 사뭇 다른 태도로 임했습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에는 이 토론회를 주최한 이언주 의원과 바른미래당 정운천 의원이 끝까지 자리를 지켰기 때문입니다. 이 센터장은 지난해 4월 더불어민주당 양승조·정춘숙·김상희 의원,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 바른미래당 최도자 의원, 정의당 심상정·윤소하 의원 등이 공동주최한 ‘대한민국 외과계의 몰락: 과연 돌파구는 없는가’ 토론회에 초청됐습니다. 하지만 이 센터장은 “5개 외과학회 수장을 한 자리에 모시고 얘기를 듣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며 “정작 국회의원과 보좌진은 이 자리에 없다. 한 시간도 못 자고 자료를 만들었지만 소용없게 됐다”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축사를 통해 자신들의 할 말만 하고 떠나는 의원들의 태도를 비판한 것입니다. 이 센터장 본인도 지난해 생각이 났는지 이날 그때의 일을 언급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국회 토론회에는 의원님들뿐 아니라 보좌관, 비서관 마저 없었는데 이번에는 의원님들이 직접 계셔서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센터장은 이따금씩 국회에 옵니다. 지난해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장에도 출석해 “영국에서는 럭비 경기 중에도 경기를 끊고 응급헬기가 환자를 구조하는데 우리 같은 경우 관공서 잔디밭에 내려앉아도 안 좋은 소리를 한다”고 성토했습니다.

 

이 센터장의 국회 방문은 종종 이뤄지는 일이어서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총선이 다가올수록 정치권에서 그를 받아들이는 의미는 남다릅니다. 특히 보수 야권에서 이 센터장을 영입하려는 움직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유한국당 고위직을 지낸 한 인사는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센터장 영입을 타진한 적이 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현실 정치를 통해 갖고있는 뜻을 실현하려는 뜻은 있어보였지만 타이밍을 보는 것 같았다”고 했습니다. 이 센터장은 지방선거 이후 한국당의 영입을 받은 사실이 언론에 공개된 바 있습니다. 지난해 7월 한국당 원내대표이자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았던 김성태 의원이 이 센터장과 여의도 모처에서 만났습니다. 김 의원이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제안했으나 이 센터장은 “내 상황이 한국당보다 100배는 안 좋은 것 같다”고 말하며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날 이 센터장은 김 의원과 함께 토론회장에 입장했습니다. 토론회에 앞서 잠시 담소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의원은 세계일보 기자와 만나 “정치 얘기는 하지 않았다”며 “평소 좋아하는 분이 국회 토론회 참석해서 잠시 만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무소속 이언주 의원(가운데)과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오른쪽), 이국종 아주대 의대 교수(왼쪽)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동안 이 센터장은 현실 정치 참여에 대해 말을 아꼈습니다. 지난해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저는 그냥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총선을 앞두고 기류 변화가 있어보입니다. 한 야권 관계자는 “정치를 한다고 나서면 본인의 ‘닥터 헬기’ 도입 주장 등 본질이 흐려져서 말을 아끼시는 것 같지만 생각이 많은 건 분명한듯하다”라며 “여러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토론회를 주최한 이 의원실 관계자는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응급의료계 거목(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장)이 돌아가시고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해서 이 주제를 다루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정치 참여 요청을 받는 분이어서 그런 것에 관심이 쏠리면 행사 취지에 어긋나기에 노심초사했다”면서도 “하지만 의원님과 생각도 비슷하고 (이 센터장이) 내년 총선에서 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는 측면도 있다”고 조심스레 언급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는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도 참석했습니다. 최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에 맞서 문 대통령 공약인 이른바 ‘문재인 케어’를 반대하는 선봉에 서있는 인물입니다. 이 의원과 최 회장은 소위 ‘반문 연대’로 교집합이 있는 관계입니다. 아직 무소속인 이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한국당 입당이 강하게 점쳐지지만 젊은 보수들과 함께 새로운 세력을 만들려는 포부도 없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이날 토론회는 이 의원과 최 회장 그리고 이 센터장 등 젊은 보수 세력의 연대가 첫 발을 뗐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오른쪽)과 이국종 아주대 의대 교수가 31일 국회 토론회장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센터장이 정치를 하더라도 한국당 등 보수야권으로 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주로 보수 야권 의원들의 초청을 받아 국회에 오곤 하지만 이 센터장이 여권과 교류가 아예 없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이 센터장은 지난해 12월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인 박광온 의원의 유튜브 채널 ‘박광온TV’에 나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이 센터장의 일터가 수원 아주대병원인데 해당 지역구는 박 의원의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박 의원은 지난해 8월 이 센터장의 요청을 토대로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현행법은 국가와 사회를 위하여 희생, 공헌한 사람이 사망했을 시 국립묘지에 안장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상시적으로 응급출동을 실시하는 응급의료종사자는 그 공익적 행위에도 불구하고 국가적 예우 대상에서 제외된터라 국립묘지 안장될 수 있도록 개정하는 것입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망언을 이어가는 한국당 모습을 보며 상식적으로 판단하는 이 센터장이 가고 싶겠나”라며 “정말 정치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한국당이 아닌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