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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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사건’ 특수단, 한상대·윤갑근 수사 나서나

과거사위 수사 촉구에 고심 깊어 / 수사심의위서 적정성 판단 전망 / 김 前 차관 구속기간 만료 임박 / 3일 윤중천과 함께 기소 방침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검찰 수사가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수사를 촉구한 한상대 전 검찰총장 등 과거 수사라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까지 김 전 차관에 대한 수사를 맡아왔던 특별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 짓고, 당시 검찰 간부들에 대한 수사는 수사심의위원회를 통해 적정성을 판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사단은 오는 4일 김 전 차관의 구속기간이 만료된다는 점을 고려해 4일 건설업자 윤중천씨와 김 전 차관을 함께 기소할 예정이다.

전날 김 전 차관과 윤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렀으나 이들은 건강상 이유 등으로 소환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구속된 이후 계속해서 출석에 불응하거나,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하지만 수사단은 김 전 차관과 윤씨의 구속을 전후로 이들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충분한 물증을 확보한 상태다.

당초 수사단은 가능한 한 빨리 관련 수사를 마무리 짓고 이들을 재판에 넘긴다는 계획이었다. 이미 사건이 오랜 시간이 지난 상황에서 물증 확보 등 다른 사건에 비해 파견 검사들이 수사에 피로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과거사위가 과거 수사라인이었던 한 전 총장과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차장검사 출신 박 모 변호사에 대해 수사를 촉구하면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과거사위는 윤씨가 한 전 총장에게 수천만원의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또 윤 전 고검장에 대해서는 수차례 접대를 받고서 관련 사건을 부적절하게 지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사건의 ‘키맨’인 윤씨도 앞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전 차관보다 더 가깝게 지낸 고위 검사들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른바 ‘윤중천 리스트’에 김 전 차관뿐 아니라 다수의 검찰 간부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한 전 총장 등은 현재 관련 의혹을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한 전 총장은 지난달 31일 윤씨와 유착 의혹을 제기하며 수사를 촉구한 과거사위 관계자들을 상대로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대검은 과거사위의 재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수사 촉구 의견을 받아들일지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심의위는 그동안 국민적 관심사가 된 주요사건을 심의해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해 안태근 전 검사장 성추행·인사보복 의혹사건과 불법파업 혐의로 입건된 기아자동차 노조 간부 사건 등을 심의한 바 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