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와 커피전문점이 지난해 5월 1회용컵 사용을 줄이기 위한 자발적협약을 맺은 뒤 매장 내 1회용컵 수거량이 7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업체들의 총 1회용컵 사용량은 3% 주는데 그쳐 매장 밖 1회용컵 사용 문화는 여전했다.
4일 환경부는 자발적협약을 체결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1회용컵 사용 현황을 공개했다. 지난해 5월24일 체결된 협약에는 커피전문점 16곳, 패스트푸드점 5곳이 참여 중이다.
먼저, 자발적협약 체결 이후 매장 내 1회용컵 수거량은 지난해 7월 206t에서 지난 4월 58t으로 72% 감소했다. 특히 매장 내 1회용컵 사용 단속이 강화된 지난해 8월부터 감소폭이 컸다.
또, 업체별로 달랐던 1회용 플라스틱컵의 뚜껑과 재질이 모두 페트(PET)로 단일화됐고, 짙은 색의 1회용 종이컵은 흰색이나 부분인쇄로 개선됐다.
빨대의 경우도 스타벅스는 종이빨대를 도입했으며, 엔젤리너스, 던킨도너츠, 베스킨라빈스, 투썸플레이스 등에서는 빨대가 필요없는 컵 뚜껑을 사용 중이다.
그러나 획기적인 감축이라고 보기에는 미흡한 점이 많다.
1회용컵 사용량 감소세가 더디다는 게 대표적이다. 자발적협약 체결 전 1년 간(2017년 6월∼지난해 5월) 21개 업체의 1회용컵 사용량은 7억137만개였는데, 협약 이후 1년 간(지난해 6월∼지난 5월) 6억7729만개가 쓰여 2408만개(약 3%) 줄었을 뿐이다.
총 매장수가 1222곳 늘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매장 당 사용량이 평균 14% 감소하는 데 그쳤다. 테이크아웃은 여전히 1회용컵이 대세라는 뜻이다.
1회용컵 사용이 많다는 것도 문제지만, 이렇게 매장을 떠난 컵은 재활용되기 어렵다는 게 더 큰 문제다. 매장 밖에서 별도로 분리수거를 하지 않으면 일반 생활폐기물과 마찬가지로 매립되거나 소각된다.
1회용컵을 다시 매장 안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컵보증금제를 도입하는 개정법안은 국회 계류 중이다.
매장 내 종이컵 사용을 제한하는 방안도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