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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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갈등 장기화…러시아 펀드는 반사이익

러시아 RTS 지수 지난해 보다 무려 27.3% 올라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장기화로 증시가 하락하면서 해외 주식형 펀드들이 타격을 입고 있다. 반면에 미·중 무역분쟁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러시아 주식과 기업에 투자하는 러시아 펀드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3일 러시아 RTS 지수는 2.19% 오른 1315.22로 마감했다. 지난해 12월 25일 1033.31에서 무려 27.3% 오른 수준이다. 러시아 증시는 지난해 12월에 급격히 하락했다가 연초부터 반등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덩달아 러시아 펀드 수익률도 상승했다. 지난달 29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 러시아펀드 10개의 연초 이후 평균수익률은 17.22%로 나타났다.

 

평균수익률을 집계한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한 해외 주식형 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악화된 올해 초에 해외 주식형 펀드 중 플러스 수익을 낸 것은 러시아와 인도 뿐이다. 

 

세부적으로 ‘한국투자KINDEX러시아MSCI’가 연초 이후 수익률 27.47%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은  ‘미래에셋연금러시아업종대표’(19.28%), ‘키움러시아익스플로러’(17.59%) 순이었다.

 

게다가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러시아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도 한 몫했다. 러시아 증시는 전체 시가 총액의 약 58%가 에너지 기업이 차지한다. 유가 변동에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올해 들어 석유수출기구(OPEC) 감산 조치와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 등으로 유가가 상승세를 나타냈고, 러시아 증시 역시 함께 뛴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러시아 정부가 하반기 부터 인프라 건설 등에 약 25조 루블(약 450조원)을 투자하는 ‘2024 러시아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면서 투자 심리를 키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제 유가에 크게 흔들리는 러시아 증시 특성상 러시아 펀드의 장기 수익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일례로 러시아 RTS 지수는 유가 상승에 힘입어 2011년 4월 당시 역대 최고인 2123.56을 기록했으나 지속적인 유가 하락세로 2015년 1월 역대 최저인 628.41을 찍는 등 ‘롤러코스터’를 탄 바 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