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을 닦은 휴지로 입을 닦는 등 어린이를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보육교사 2명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4일 대전지법 형사 8단독 이태영 판사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어린이집 보육교사 A(40)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다른 보육교사 B(52)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법원은 또 어린이집 원장 C(42)씨에게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충남 금산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 A씨는 지난해 4∼7월 아이들이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밀치고 때리거나 소변통에 오랫동안 앉아있게 하는 등 52차례에 걸쳐 신체적, 정신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경 조사 결과 그는 소변을 닦거나 탁자를 닦은 휴지로 아이 입을 닦는가 하면 아이가 깔고 앉은 이불을 끌어당겨 바닥에 떨어지게 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어린이집 보육교사 B씨도 어린이 입에 밥을 억지로 밀어 넣거나 손으로 얼굴을 때린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판사는 “어린이를 보호하고 건강하게 양육할 의무가 있는 보육교사가 학대행위를 한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며 “다수 피해 아동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범행이 이뤄졌고, 피해 아동의 부모가 피고인들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들이 사건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며 이 사건으로 어린이집 보육교사에서 퇴직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집행유예를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C 씨에 대해서는 “어린이집 운영자로서 보육교사의 학대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주의와 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