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세대를 지칭하는 다양한 말들은 이들이 처한 시대상을 반영한다. 현재 20~30대 청년들은 ‘밀레니얼 세대’라 불린다. 1980년대에서 2000년대 태어난 이들이 다른 세대와 구분되는 특징은 공동체보다 개인의 삶을 중시하고 전자기기에 익숙하며 기성세대에 비해 현재의 만족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 등이다. 밀레니얼 세대의 여러 특성은 각기 다른 ‘족(族)’을 형성하기도 한다.
‘욜로’(You Only Live Once)족은 한 번뿐인 인생을 위해 현재의 삶을 중요하게 여기라고 말한다. 지금의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말라는 조언이 청년층에게 호응을 얻어 널리 확산했다. 하지만 욜로가 삶의 태도로서 적극적인 가치관을 전파하기보다 주로 소비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도 적지 않다. 특히 미디어나 소셜네트워크에서 고가의 해외여행 등 사치적인 소비를 즐기는 것이 욜로의 대표적인 이미지로 전파되면서 본질이 왜곡됐다는 비판도 있다.
‘포미’(FOR ME)족도 개인의 만족을 중시한다. ‘나를 위한 작은 사치를 부리는 소비를 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포미족은 2009년 처음 등장했다. 건강(For health)과 싱글(One), 여가(Recreation), 편의(More convenient), 고가(Expensive)’의 알파벳 첫 글자를 따서 합치면 ‘나에게’ 또는 ‘나를 위해’라는 의미의 새로운 단어가 된다. 밀레니얼 세대의 개인적이고 자기만족적인 성향을 잘 보여주는 용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필요에 의한 소비보다는 자신의 기호에 맞는 소비를 하는 특징이 있는데, 소비를 통해 느끼는 만족과 행복을 중요하게 여긴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는다는 ‘소확행’과 같은 맥락이라고도 할 수 있다.
어려운 경제상황을 반영한 용어도 있다. ‘프리터’(free+arbeiter)족은 자유로운(free) 임시노동자(arbeiter)라는 뜻으로, 취업난과 청년 세대의 개인주의적 속성이 맞물리면서 등장했다. 이들은 아르바이트 같은 단기간 노동으로 돈을 벌어 생계를 유지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이 용어는 1987년 장기불황을 겪던 일본에서 탄생했는데, 한국이 당시의 일본과 유사한 사회경제적 상황을 맞이했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