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36)이 전 남편을 살해하는 과정에서 약물을 사용했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숨진 피해자 강모(36)씨의 혈흔에서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이 검출됐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제주 동부경찰서는 피의자 차량에서 압수한 이불에 묻은 피해자 혈액을 국과수에 보내 감정을 의뢰한 결과 수면제인 졸피뎀 성분이 검출됐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10일 밝혔다.
앞서 경찰은 국과수에 피해자 혈흔에 대한 약·독물 검사를 요청했지만 아무 반응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결과를 전달받았었다.
경찰 측은 “애초 국과수에서는 혈액이 미량이라 약독물이 검출되지 않는다는 의견이었으나, 정밀 재감정을 통해 수면제 성분이 들어있음을 밝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씨는 그간 조사에서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했지만, 경찰 측은 고씨가 살해 전 범행도구들을 준비한 점과 휴대전화로 살인도구 등을 검색한 사실 등을 바탕으로 철저히 계획한 것으로 보고 졸피뎀 구입 경로와 범행 시 사용 시기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