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범죄예방 디자인과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세계적 권위의 미국환경경험디자인협회(SEGD) 글로벌 디자인 어워드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성동구 금호4가동 일대에 적용한 범죄예방 디자인이 공공디자인 부문 최고상인 ‘실비아 해리스 어워드’와 우수상 ‘메리트 어워드’를 받았다. 종로구 신영동 삼거리육교의 ‘자하담 프로젝트’도 메리트 어워드에 선정됐다. 한국 작품이 실비아 해리스 어워드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호4가동 범죄예방 디자인은 낡은 저층 건물의 위쪽에 주소를 써넣은 프로젝트다. 금호4가동은 재개발이 유보된 노후 주택지로 지대가 높고 단차가 많다. 반면 주변에 눈에 띄는 지형지물이나 상가는 부족하다. 위급 상황이 발생해도 자신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시는 이 동네의 지형적 특성을 활용해 건물 위쪽에 도로명 주소를 큼직하게 써넣음으로써 범죄에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자하담 프로젝트는 육교에 설치한 공공미술 작품이다. 바닥에는 신소재인 축광석을 깔아 밤에도 야광길을 걷는 느낌을 냈다. 또 주변 세검정초등학교 학생 92명이 그린 상상의 동물들을 전용 앱을 통해 증강현실(AR)로 만날 수 있다. 육교 위 QR코드를 활성화하면 종로구 구기동·평창동·신영동 일대에 사는 이어령씨 등 문화예술 명사들의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SEGD 글로벌 디자인 어워드는 미국환경경험디자인협회가 1987년부터 운영해온 건축·공간·전시·환경그래픽 디자인 분야 최고 권위의 상 중 하나다. 올해는 전 세계에서 341개 작품이 출품됐다. 이 중 22개 작품이 메리트 어워드에 선정됐고, 9개 작품이 그보다 높은 ‘오너 어워드’를 받았다.
두 부문 수상작 31개 중 2개 작품이 우수 디자인 작품인 ‘베스트 인 쇼’ 상과 사회적으로 좋은 영향을 준 작품인 ‘실비아 해리스 어워드’에 최종 선정됐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