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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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돼지열병 발병 사실 21일만에 공식 공개…대대적 방역 나서

가공품 유통 판매도 금지 / 文정부 방역 협조 의사엔 답변 없어
사진=뉴시스

북한 당국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 21일만에 북한 주민들에게 이 사실을 공개하고 대대적인 방역 활동에 나섰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방역이자 생산’ 제목의 기사에서 “전국 각지에서 전염성이 대단히 높은 비루스(바이러스)성 질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전파를 막기 위한 수의비상방역사업이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달 23일 자강도 우시군 북상 협동농장에서 돼지 99마리 중 77마리가 ASF로 폐사해 나머지 22마리를 살처분했다. 이 사실은 지난달 30일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북한이 공식 보고하면서 처음 확인됐다. 이후 북한은 내부 매체를 통해 ASF의 위험성과 방역 방법 등을 주민에게 안내해 왔지만 자국 내 발병 사실은 명확히 밝히지 않았었다.

 

신문은 ASF 발병과 관련해 “농업성 수의방역 부문 일꾼들, 여러 성, 중앙기관과 도·시·군 책임일꾼들은 축산물 생산의 안전성을 철저히 보장하기 위한 조직사업을 빈틈없이 해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OIE에 추가 발병 신고는 하지 않았지만 노동신문에서 전국 단위의 방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점을 비춰보면 ASF가 북한에서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

 

10일 북한 평양 룡성구역에 있는 농업연구원 산하 수의학 연구소의 연구원들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시료를 검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문은 “축산단위들에서는 비상방역표어들을 게시하고 외부인원 차단, 수송수단과 돼지우리들에 대한 철저한 소독 등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전파를 막기 위한 대책이 세워지고 있다”며 “상업·보건·품질감독부문을 비롯한 연관부문들에서도 돼지고기와 가공품의 유통과 판매를 금지시키는 등 수의비상방역사업에 떨쳐나서고 있다” 전했다.

 

또 “각급 수의방역기관들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는 속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개념과 위험성, 세계적인 발생 동태, 방역대책에 대한 해설선전사업이 여러 가지 형식과 방법으로 폭넓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축산물 생산을 늘리기 위한 사업은 집짐승들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질병을 막고 안전하게 키우는 문제와 뗄 수 없이 연관되어있다”며 “수의방역사업은 축산업의 운명과 관련되는 사활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의 우리 정부가 ASF 방역과 관련해 협조 의사를 밝힌 데 대해서는 아직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 관련 남북 간에 방역 협력에 대해 북측으로부터 어떤 의사가 저희한테 전달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