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88건→7624건(25.2%↑)’
지난 2017년 대비 지난해 경찰청에 접수된 노인학대 신고 건수는 1500여건이 늘 정도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와 함께 노인빈곤율이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노인들의 위상이 추락한 점 등이 원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노인학대는 가족 등 보호자 혹은 시설 종사자가 가해자인 특성상 사건이 은폐되는 경우가 많고, 범죄가 상습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특징을 보인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이날부터 이달 30일까지 노인학대 집중신고 기간을 운영한다. 노인학대가 심각한 범죄임을 알리고 적극적인 신고를 유도해 사각지대에 방치된 학대피해 노인들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자는 취지다.
노인학대 범죄는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보호자가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을 가하거나 경제적으로 착취하는 행위를 말한다. 또 가혹행위를 하거나 유기 또는 방임하는 것도 노인학대 범죄에 포함된다. 여기서 보호자는 부양의무자 혹은 업무 고용 등의 관계로 사실상 아동을 보호 감독하는 시설 종사자다.
노인학대 범죄는 가해자가 피해자와 의식주를 함께 하는 가족이거나 시설 종사자이기 때문에 피해 신고가 지연 또는 은폐되는 특성이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실제 지난해 경찰청에 접수된 노인학대 신고 건수 7624건 중 피해노인이 직접 신고한 것은 68% 정도에 그쳤다.
경찰은 노인학대 치사 등 사망사건은 형사과가, 가정 외부에서 발생하는 노인학대 사건은 형사과와 수사과가, 가정 내 노인학대 사건은 여성범죄청소년과가 맡아 사건을 집중 처리하기로 했다. 또 사건 접수 시 학대예방경찰관에게 통보하고 지역 관할 노인보호전문기관에 학대 사실을 공유하는 등 유관기관과 협조할 방침이다. 경찰은 은밀하게 이뤄지는 범죄 특성을 감안, 상습성이 높거나 또는 피해정도가 중한 학대 사건은 혐의 입증을 위해 증거자료를 최대한 확보해 수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시설 내 학대사건의 경우 폐쇄회로(CC)TV 영상, 목격자 진술을 확인하고 전수조사를 통해 다른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여부도 확인할 방침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