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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前 남편과 6년간 다정 열애 '결혼 직후 폭언·폭행 급변' 증언 나와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이 지난 7일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일명 ’제주 전 남편 살해사건‘의 피의자 고유정(36)이 전 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운데, 그가 강씨와 결혼한 직후부터 과격한 행동을 했다는 증언이 전해졌다.

 

중앙일보는 고유정과 강씨를 잘 알고 있는 지인 A씨를 인용해 두 사람이 6년 간의 연애 끝에 결혼 했으나, 결혼 직후 이상 행동을 보였다고 증언했다. A씨는 이 매체와의 전화 통화에서 “오랜 연애 끝에 결혼한 두 사람이지만 신혼여행 때부터 공항에서 크게 싸우는 일이 생겼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이어서 A씨는 “신혼여행을 마치고 해외에서 귀국하는 날 고유정 부부가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에 왔을 때 문제가 생겼다”라며 “비행기 탑승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고유정이 ’아직 못 산 게 있다‘며 면세점에 갔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후 마지막 탑승 안내 방송이 나와 강씨가 ‘가야 한다’라며 고유정을 재촉했으나 고유정은 강씨에게 고성을 지르며 화를 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A씨는 “실랑이 끝에 화가 난 강씨가 먼저 비행기에 탑승했지만, 항공사 규정 상 혼자만 비행기를 타고 돌아올 수 없어 다시 내려야 했다”라며 “강씨가 면세점으로 돌아오니 고유정은 면세점에서 그대로 물건을 사고 있어 당황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두 사람은 예약한 비행기를 놓쳤다고.

 

중앙일보에 따르면 같은 대학을 졸업한 고유정과 강씨는 대학 내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만났고 이들은 6년여간의 긴 시간 동안 연애를 이어갔다. 해외봉사를 가거나 함께 여행을 다니기도 했다. 연애시절 다정해 보였던 두 사람은 결혼 직후부터 불화가 시작됐다는 것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다. 피해자는 다음 학기 우수한 성적으로 박사과정 졸업을 앞두고 있었던 박사과정의 대학원생이었다.

 

강씨 또한 직접 “평소 신혼여행 때부터 나타난 고유정의 폭력적인 성향이 결혼생활 내내 이어졌고, 갈수록 심해졌다”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털어놨다. 고유정은 화가 나거나 일이 본인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던지고, 강씨를 할퀴고 때리는 등의 폭력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 동생 B씨(사진)는 지난 12일 MBC ‘실화탐사대’와의 인터뷰에서 강씨에 대해 피해자 동생은 고유정의 이중적인 성격을 폭로 했다. 그는 “앞에서는 착한 척 잘 웃는데 집에서는 돌변했다. 형이 휴대폰으로 맞아 (피부가) 찢어진 적도 있고 (고유정이) 아이 앞에서 흉기를 들고 ‘너 죽고 나 죽자’라고 광적인 행동을 해서 (형이) 충격을 받고 결국 이혼을 선택하게 됐다”라고 증언했다. 반면에 고유정의 친동생 C씨는 “누나가 정신질환은 없었고, 재혼한 것도 이번에 알았다. 연락을 아예 안 했지만 착하고 배려심 있는 성격이라 처음에는 안 믿었다”라며 어떻게 이혼했는진 잘 모르겠다”라고 증언했다.

 

이 같은 고유정에 대한 주변 지인들의 상반된 평가에 대해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1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의 성격을 '경계성 성격 장애'가 의심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 (고씨가) 현실판단 능력에 문제가 있을 만큼 주요한 정신병이 없었던 것일 뿐 성격 장애도 넓은 범주의 신질환에 넣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반인 중에도 성격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러한 성격 장애가 형량을 낮추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격분하면 흉기를 집어들 정도로 고유정의 폭력 성향이 심해진 것에 큰 위협을 느낀 강씨는 2016년 말 고유정에게 이혼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고유정은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의 양육권을 가져가는 조건으로 이혼에 합의했다. 그러나 고유정이 강씨에게 아이를 보여주는 일은 없었다. 지난달 25일 강씨는 면접교섭권을 행사해 약 2년만에 자신의 아들을 봤다. 이혼 후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이와 관련해 B씨는 “달 얼마 되지 않는 연구비와 돈이 모자라면 아르바이트까지 하면서 양육비를 꼬박꼬박 보내줬다”라며 ““매우 성실한 학생이었다. 결혼 생활이 순탄하지 않았다는 건 간접적으로 알고 있었고, 아내가 아이를 안 보여줘서 힘들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B씨에 따르면 강씨는 아들을 만날 생각에 들떠 바람개비를 만들기도 했다. 또한 유족이 공개한 강씨가 지난달 25일 아들을 만나러 가는 자동차 내에 설치된 블랙박스에서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콧노래를 부르는 모습도 공개됐다. 당시는 고유정이 강씨와 아들이 면접 교섭 재판 신청에 따른 면접 교섭권을 얻어 2년 만에 만나기로 했던 날이었으며 그의 살해사건이 일어난 당일이기도 했다. 강씨는 대학원에서 받는 연구비 일부와 주말에 아르바이트해 번 돈을 더해 양육비 40만원을 매달 고유정에게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고유정은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 한 무인 펜션에서 강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후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해 최소 3곳 이상 장소에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손괴·은닉)를 받고 있다. 지난 1일 긴급 체포됐고 4일 구속된 고유정은 12일 검찰에 송치됐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MBC‘실화탐사대’,JTBC‘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