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여성 80%는 불법 촬영을 우려해 일상생활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촬영은 주로 여성을 대상으로 한다. 다만 얼마 전부터 모텔 등 숙박업소에서 촬영된 영상이 이른바 ‘국산 야동’으로 둔갑해 P2P(개인 간) 사이트나 인터넷 자료공유 사이트로 확산하면서 남성들도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시와 나무여성인권상담소는 지난달 23∼29일 서울 거주 만 19~59세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17일 밝혔다.
조사 대상의 69%(1031명)은 ‘불법 촬영으로 일상생활에서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성별로는 여성 80%, 남성 57%가 각각 이렇게 응답했다.
불법 촬영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장소는 숙박업소가 43%로 가장 많았고, 이어 공중 화장실 36%, 수영장이나 목욕탕 9% 순이었다.
숙박업소에 대한 불안감은 남성이 65%로 여성(28%)의 2배를 넘었다.
이에 비해 여성은 공중 화장실에 대한 불안감이 52%로 전체 장소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서울시 관계자는 “남성이 모텔 등을 이용하는 비율이 높은 데다 몰카 동영상을 여성보다 많이 접했을 가능성이 커 불안감이 더 높은 것”으로 추정했다.
응답자의 67%는 불법 촬영 범죄가 증가하는 주된 이유(복수응답 기준)로 ‘처벌이 약하다’고 답했으며, ‘범죄라는 인식 부족’이라는 의견이 62% 뒤를 이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