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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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24.5㎜, 강건너 마포구는 9.5㎜… 국지성 기습호우 왜?

‘서울 강서구 24.5㎜, 강 건너 마포구는 9.5㎜’

 

18일 새벽 천둥번개를 동반한 국지성 호우가 예고없이 내렸다. 특히 이번 비구름은 좁고 긴 띠 모양으로 발달해 인접한 지역끼리도 강수량이 10㎜ 넘게 차이가 났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 수도권 지역에 비구름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남쪽에 자리한 고기압을 타고 따뜻한 남서류가 불어들어왔는데, 상층(지상 5㎞)에 있는 영하 12도의 차가운 공기를 만나면서 강한 소낙비가 만들어졌다.

 

약한 빗방울이 거센 호우로 변하는데는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레이더 영상을 보면 오전 4시30분 점점이 흩어진 강수영역이 10∼20분 사이에 띠를 만들기 시작해 5시쯤에는 시간당 20㎜가 넘는 폭우를 쏟아부었다.

 

띠가 워낙 좁게 만들어진 탓에 서울 강서구에는 약 3시간 만에 24.5㎜의 비가 쏟아진 반면, 한강 건너편에 있는 마포구에는 9.5㎜의 비가 내리는데 그쳤다.

 

인천 서구에도 27.5㎜의 폭우가 내렸지만, 인천 중구는 비 한방울 떨어지지 않았다. 

 

서울 강서구(화곡동)와 마포구(망원동), 인천 서구(금곡동)와 중구(전동)의 거리는 각각 5㎞, 14㎞ 남짓에 불과하다.  

 

짧은 시간에 발달한 강수라고는 하나 기상청의 대응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오전 1시10분 발표한 기상정보에 대기불안정에 따른 소나기가 언급됐지만 ‘2시쯤 서울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보해 시각이 어긋났고, 오전 4시30분 날씨해설에는 ‘북한에서 남동진하는 기압골의 영향’, ‘산발적으로 빗방울’ 등으로 두루뭉술하게 담겼다.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라는 표현은 오전 5시30분 이후에야 등장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폭이 10㎞도 안 되는 긴 띠 형태로 발달하는 강수는 형성시간도 빨라 현재 기술로는 정확한 예보가 어렵다”고 전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