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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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형 수장고’ 속속 등장… 일부 유물은 열람·전시도

영남권수장고 이어 민속박물관도 채비
영남권수장고에 설치된 전시실을 관람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개방형 수장고’는 최근 몇 년 사이 박물관의 가장 뚜렷한 추세 중 하나다. 수장고의 일부를 개방하거나, 수장고의 유물 열람 기회를 제공한다. 특정 주제와 관련된 소장품 전체를 보여주는 ‘수장고형 전시회’도 늘고 있다. 수장고를 개방해 친밀도를 높이고, 투명한 운영 의지를 보이기 위한 것이다.

국립경주박물관 영남권수장고에는 전시실, 전시 수장고가 설치됐다. 전시실은 보존처리에 대해 설명하고, 전시 수장고는 3000여점의 유물로 채운 진열대를 세워 수장고 내부 분위기를 전한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천존고는 석사 이상 학위 소지자로 한정했던 소장품 열람자격을 확대한 것이 눈에 띈다. 학사과정 이상의 연구자, ‘전통문화유산에 대한 조사·연구의 목적을 가진 사람’도 열람이 가능하다.

2021년 개관을 목표로 건설 중인 국립민속박물관의 수장고는 건물 1층을 수장형 전시공간으로 상설화할 계획이다. 정명섭 과장은 “온도, 습기, 조명 등이 잘 관리된다면 관람객들이 수장고 모습을 상시로 볼 수 있는 공간 마련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수장고 개방이 공간의 일부를 보여주는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소장품 관련 정보의 상시적 제공, 선진 박물관과 같은 ‘수장고 투어’ 등이 가능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 박물관 관계자는 “수장고 개방은 지금처럼 공간 일부를 여는 것에 머물지 말고 소장품의 정보, 의미 등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작업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주=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