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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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토미 오사카城은 땅속에 묻혀”

소식통 “도쿠가와 막부가 파괴 / 성곽 등 불태우고 매립해 신축” / G20 정상 기념촬영지로 거론 / 오사카, 이번 대회·엑스포 연계
도쿠가와 막부가 1626년 세웠으나 1665년 낙뢰로 소실돼 1931년 복원된 오사카성의 천수각.
오사카성천수각 홈페이지

일본 오사카(大阪)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28, 29일) 때 정상 기념촬영 장소로 거론되는 오사카성에 있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 시대의 성곽과 천수각(天守閣)은 도쿠가와(德川) 막부(幕府)에 의해 철저하게 파괴된 것으로 확인됐다.

 

소식통은 20일 “오사카성을 이야기하면 도요토미가 떠오르지만 사실 도요토미의 오사카성은 모두 도쿠가와 막부군에게 파괴돼 땅속에 파묻혔다”며 “오사카성은 도쿠가와 막부의 권위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오사카성은 1592년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가 1585년 축성을 시작해 1588년 완성했다. 도요토미 사망 후 일본이 내전에 들어간 뒤 1615년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 진영이 성을 점령하고 성의 상징인 천수각을 불태웠다. 도쿠가와 막부는 이후 1620년 도요토미의 성을 매립하고 그 위에 새로운 성 건설을 시작해 1629년 완공했다. 천수각도 1626년 원래 자리에서 서남쪽으로 70m 떨어진 곳에 신축됐다. 천수각은 1665년 낙뢰로 소실됐다가 1931년 재건됐다. 이슬람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가톨릭 측이 이슬람 사원 위에 교회를 세운 스페인 세비야 대성당과 비슷한 역사적 배경이 있는 셈이다.

오사카성 전문가인 오사카성천수각 아토베 마코토(跡部信) 연구 부(副)주간은 전화통화에서 “도요토미의 천하통일 거점으로서 오사카성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고 1931년 복원된 천수각은 도요토미 시대 천수각을 모델로 했다”면서도 “(오사카성은) 도쿠가와 막부가 도요토미가(家)보다 우월하다는 권위를 보여주기 위해 건설된 것으로 도쿠가와 막부의 권위를 상징한다”고 말했다.

 

지난 13∼14일 방문한 오사카시는 G20 정상회의 준비로 분주했다. 회의장과 미디어센터 등이 있는 국제종합전시장인 인텍스(Intex)오사카 주변은 삼엄한 검문검색이 펼쳐지고 있었다. G20 정상회의는 일본이 주최하는 역대 최대 규모 정상회의다. 오사카 당국은 이번 회의의 성공적인 개최와 2025년 오사카 엑스포(만국박람회·萬博)를 연계해 간사이(關西) 지역의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간사이의 명목 지역총생산(GDP)은 2015년 기준 약 7140억달러로 네덜란드(7580억달러)에 맞먹는다. 구스모토 히로시(楠本浩司) G20 간사이추진협력회의 사무국 차장은 “도시형 정상회의인 G20 회의를 무사히 성공시켜 (세계에 대한) 오사카의 발신력(이미지)을 높이려 한다”고 말했다.

 

정상회의를 전후해 27∼30일 도심 및 간사이국제공항과 연결되는 일부 고속도로에 대해 대규모 교통통제가 예정돼 있어 오사카 방문객은 대중교통 이용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오사카·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