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한가운데 차를 세우고 내렸다 뒤따르던 차량에 치여 숨진 배우 한지성(28·사진)씨가 사고 당시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김포경찰서는 21일 한씨가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0.1%이상)' 수치였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구체적인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17일 한씨의 시신에서 면허취소 수준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측정됐다는 구두소견을 국과수로부터 전달받았다.
경찰은 한씨를 들이받은 택시와 올란도 차량이 100km 이상 과속한 사실도 확인했다. 사고가 난 고속도로의 제한속도는 시속 100km이다.
경찰은 교통사고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택시기사(56)와 올란도 운전자(73)를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한씨가 사망한 만큼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한씨와 함께 차량에 탑승했던 남편 A씨에 대해서는 음주운전 방조 혐의를 수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추후 일정을 조율해 추가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A씨는 최초 경찰 조사에서 자신은 술을 마셨지만, 한씨가 술을 마신 모습은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한편 한씨는 지난달 6일 오전 3시 50분쯤 경기 김포시 고촌읍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김포공항IC 인근에서 고속도로 2차선에서 갑자기 정차한 뒤 차 밖으로 나왔다가 뒤따르던 택시와 올란도 차량에 잇따라 치여 사망했다.
조수석에 탔던 남편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한씨가 고속도로 한복판에 차량을 세운 이유에 대해 "소변이 급해 차량을 세우고 인근 화단에서 볼일을 본뒤 돌아와 보니 사고가 나 있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당시 한씨가 편도 3차선 고속도로에서 갓길이 아닌 중간 차선인 2차선에 차를 세웠으며, 왜 차 밖으로 나왔는지 이유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의문이 제기됐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사진=한지성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