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소신파 김해영 친문에 쓴소리 “조국 사태, 추·윤 충돌로 민심이 ‘그로기’ 상태”

페이스북서 “조국 사태로 국민적 분열 야기한 책임자의 진정성 있는 반성 필요” 주문
“‘검수완박‘ 무슨 이유로 주장하는지 모르겠다” 반문도
“검찰개혁 하듯 부동산 문제에 당력을 집중했다면 이렇게 심각하지 않았을 것” 지적도

 

더불어민주당에서 소신파로 분류되는 김해영 전 의원(사진)은 재·보궐선거 참패와 관련, 당내 주류인 강성 친문(친문재인)을 조목조목 질타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 갈등, 부동산 대책을 주도한 친문 세력이 이번 참패의 책임을 져야 한다며 반성과 함께 당 쇄신을 주문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큰 패배를 당했다”며 “지역주의가 한창이던 1995년 민선 1기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당시 노무현 후보가 37%를 득표했었다. 이번 김영춘 후보의 득표가 34%”라고 운을 뗐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면서 민주당은 보수 진영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며 “이토록 짧은 시간 만에 당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제대로 된 성찰과 혁신을 위해서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며 “바로 조국 사태, 추 전 장관과 윤 전 총장 문제, 부동산 실책”이라고 짚었다.

 

먼저 조국 사태와 관련해서는 “민주당이 너무나 큰 실책을 했다”며 “지금도 당에서 왜 그렇게 지키려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조국이 아닌 다른 사람이 그 자리에 있었다면 달랐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그와 같은 국민적 저항 속에서 조 전 장관을 밀어붙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며 “특히 불법 여부를 떠나 조 전 장관이 보여준 자녀 교육에서의 일반적인 행태를 뛰어넘는 특권적 모습은 우리 사회의 격차를 줄여나가는 것을 핵심 과제로 삼은 민주당에서는 도저히 옹호할 수 없는 것이었다”고 정면 비판했다.

 

계속해서 “조 전 장관 임명에 대한 국민의 반대 여론이 높아지자 전전긍긍하던 지도부와 일부 의원들이 어느날 이상한 프레임을 가지고 나왔다. ‘조국 반대’는 ‘검찰개혁 반대’이고 이는 ‘적폐세력’이라는 프레임”이라며 “검찰개혁은 핵심적인 부분이 입법을 통해서 이루어지는데, 조국이 아니면 할 수 없다는 것은 참으로 정직하지 못한 주장”이라고 꼬집었다.

 

더불어 “21대 총선 당시에는 청년 인재를 영입해 놓고 조국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무서워 한동안 이들이 인터뷰를 못하게 되는 촌극까지 벌어졌다”고 “이것은 이 당시 이미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너무나 컸다는 방증일 것”이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조국 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이상한 프레임을 만들어서 국민을 갈라치고 갈등을 조장했음에도 이후 당에서 누구 하나 제대로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다”며 “지금이라도 당시 사태에서 당이 어떠한 이유로 그러한 입장을 취했는지에 대한 설명과 그러한 국민적 분열을 야기한 주된 책임이 있는 사람의 진정성 있는 반성이 필요하다”고 조 전 장관을 적극 엄호한 이해찬 전 대표를 비롯한 친문 주류를 겨냥했다. 이 전 대표 체제에서 김 전 의원은 최고위원으로서 거침없는 소신 발언과 쓴소리를 한 바 있다.

 

이른바 ‘추·윤 갈등’에 대해서도 김 전 의원은 “추 전 장관의 거친 언행과 절차를 지키지 않는 막무가내식 장관직 수행을 당에서 제지하지 못했다”며 “윤 전 총장을 무리하게 쳐내려다 법원에 의해 번번이 제동이 걸리면서 결국 대통령의 사과에까지 이르게 했다”고 질책했다.

 

이와 함께 “‘검수완박’을 추진하다 윤 전 총장에게 사퇴의 빌미만 주고 말았다”며 “지금 시행되고 있는 검·경 수사권 조정도 이를 안착시키기 위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데, 검수완박을 도대체 무슨 이유로 주장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검수완박은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뜻하는데, 이 역시 강성 친문이 주도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또 “민주당이 검찰개혁을 하듯 부동산 문제에 당력을 집중하였다면 지금  이렇게 심각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더 나아가 “민주당과 국민의힘 정책의 결정적인 차이는 남·북관계에 대한 해법에서 입장 차이와 민주당이 우리 사회의 격차를 줄여나가는 것에 상대적으로 더 중점을 두고 있다는 부분일 것”이라며 ”그런데 실상 민주당 정부에서 부동산을 비롯한 우리 사회의 격차가 오히려 확대된 측면이 있다. 너무나 뼈아픈 대목”이라고 개탄했다.

 

부산 연제구 지역위원장이기도 한 김 전 의원은 “내가 있는 부산은 토지주택공사(LH) 사태가 아니더라도 조국 사태, 추 전 장관과 윤 전 총장의 충돌, 비례 위성정당 창당, 두 전직 시장의 사퇴 등으로 이미 민주당에 대한 민심이 그로기 상태였다”며 “어제의 처참한 패배가 당이 환골탈태하여 새로워지고, 민생과 국민통합에 제대로 된 성과를 낼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는 좋은 약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전면적 쇄신을 촉구했다.

 

앞서 김 전 의원은 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빚어진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며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