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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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금품수수 등 비위 공무원 징계 '확 올라갔다'

文대통령, 대통령훈령 '공무원 비위사건 처리 규정' 개정해 발령 / 공무원 혈중알코올농도 0.08% 미만인 경우에도 파면 등 중징계 / 공무원이 업자에게 150만원 받으면 2배인 300만원 부가금 부과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공무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8% 미만인 경우에도 파면 등 중징계에 처해질 수 있게 됐다. 부정한 금품을 받았다가 적발된 공무원은 자신이 받은 금액의 2배에 해당하는 징계부가금을 내야 한다.

 

정부는 이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대통령훈령 제404호 ‘공무원 비위사건 처리 규정’ 개정령을 25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히면서 이날자 관보에 게재했다. 대통령훈령인 만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발령했다.

 

개정 규정은 혈중알코올농도가 0.08% 미만인 경우에도 중징계 의결 요구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 공무원의 음주운전 비위사건 처리 기준을 강화한 것이 핵심이다.

 

기존에는 최초로 음주운전을 한 경우 혈중알코올농도가 0.1% 미만인 경우 경징계 의결만을 요구하도록 했다.

 

현행법상 공무원 징계는 △파면 △해임 △강등 △정직 △감봉 △견책 6단계로 돼 있다. 이 가운데 파면·해임·강등·정직을 ‘중징계’, 감봉·견책을 ‘경징계’로 각각 분류한다. 징계에 따라 퇴직급여 및 보수 삭감, 승급 제한 조치 등도 함께 부과된다.

 

구체적으로 개정 규칙을 살펴보면 먼저 혈중알코올농도가 0.08% 미만이면 중징계 또는 경징계 의결 요구가 둘 다 가능하다. 혈중알코올농도가 0.08% 이상이거나 경찰의 음주 측정에 불응한 경우 반드시 중징계 의결을 요구해야 한다.

 

음주운전을 2회 이상 한 경우, 음주운전으로 운전면허가 정지 또는 취소된 상태에서 운전을 한 경우, 심지어 음주운전으로 운전면허가 정지 또는 취소된 상태에서 또 음주운전을 한 경우 등도 중징계를 피할 수 없다.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일으켜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한 경우도 중징계 대상이다. 사망사고를 낸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물적 또는 인적 피해가 발생한 뒤 도주하는 이른바 ‘뺑소니’도 중징계를 피할 수 없다.

 

개정 규정은 또 운전업무 관련 공무원이 음주운전을 해 면허 취소나 정지 처분을 받은 경우 반드시 중징계 의결을 요구하도록 했다.

 

금품수수 등 공무원의 다른 비위사건 처리 기준도 한층 높아졌다.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청탁금지법 위반 사안이 대표적이다. 개정 규정은 공무원이 저지른 금품수수 등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도 비위 금액 등의 2배에 이르는 징계부가금 부과를 요구키로 했다.

 

공무원이 업자에게 150만원을 받았다가 적발되면 그 2배인 300만원의 징계부가금을 내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해 11월 현직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음주운전이 적발돼 ‘기강해이’ 논란이 일었다. 당장 “청와대의 공직기강을 바로 잡아야 할 조국 민정수석은 무엇을 했느냐” 등 야당과 언론의 질타가 쏟아졌다. 해당 비서관은 자리에서 물러났고, 법원은 그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