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김승환 전북교육감 “상산고 360명 중 275명이 의대 가는 건 한참 잘못”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승환 전북교육감(왼쪽)이 현안 보고를 하는 가운데 유은혜 사회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경청하고 있다. 뉴시스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전주 상산고의 자립형사립고 재지정 취소와 관련해 “상산고 한 학년 숫자가 360명인데 재수생을 포함해 275명이 의대로 간다”며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육감은 26일 오후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자사고는 교육과정을 다양화하고 다양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설립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엘리트주의적 접근이 아니라 교육학적 접근으로 수월성 교육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재지정 취소 취지를 설명했다.

 

전국 자사립고 24곳 가운데 상산고의 재지정 기준 점수만 유일하게 80점인 이유에 대해 김 교육감은 “2015년 2기 자사고에 해당하는 익산 남성고와 군산 중앙고를 평가했는데 남성고 76점, 중앙고 60여점을 받았으며 일반고도 같은 평가로 70점을 넘었다”며 “1기 자사고로서 상산소가 2기와 수준이 다르다고 자부하는 학교라면 재지정 점수를 80점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상산고가 여타 자사고보다 수준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기에 재지정 기준점을 높였다는 게 김 교육감의 설명이다.

 

앞서 지난 20일 상산고는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79.91점을 얻어 기준점인 80점에 미달해 지정 취소 수순을 밟고 있는데, 전국에서 유일하게 기준 점수가 다른 곳보다 10점 높은 80점이었다.

 

이에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북 고교를 일괄 평가해보니 상위 50%에 해당하는 점수가 80점이었다든가 등의 체계적 결과가 있어야 합리적 기준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유은혜 사회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평가 기준과 규칙은 시·도 교육처별로 교육감 권한”이라며 “일반적으로 균등한 평가 기준을 갖기 위한 협의를 할 수 있지만 세부적인 부분은 교육감 권한에 위임해 온 상태”라고 설명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이 자리에서 “평가를 통한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은 소모적 갈등과 논쟁을 부추길 뿐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실제 평가를 진행하다 보면 시도 교육청 간 평가과정 다양성이 평가의 공정성 논란으로 이어지는 현실이 냉혹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국회와 교육부가 고교 서열화 해소를 위한 근원적인 개선방안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양봉식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