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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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 심의, 사용자 위원 전원 불참으로 법정시한 또 넘겨

입력 : 2019-06-27 20:54:03
수정 : 2019-06-28 01:4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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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맨 오른쪽)이 2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 내용과 향후 일정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최저임금위원회가 법정 심의 기한을 또 넘겼다.

 

27일 최저임금위는 6차 전원회의를 개최했지만 사용자 위원들의 전원 불참으로 파행을 면치 못했다.

 

이날 회의에는 재적 위원 27명 가운데 근로자 위원 9명과 공익 위원 9명 등 18명만 참석했다.

 

사용자 위원들은 이날 서울에서 별도 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자 위원들은 전날 열린 5차 전원회의에서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 적용 안건을 추진했다 부결된 데다 반대했던 월 환산액 병기 안건은 가결된 데 반발해 전원 퇴장했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노사 양측으로부터 내년도 최저임금의 최초 요구안을 받고 논의를 본격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파행 탓에 무산됐다.

 

근로자 위원들과 공익 위원들은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일정을 논의할 운영위원회를 개최하자고 사용자 위원들에게 제안하기로 하고 회의를 마쳤다.

 

박 위원장은 “일정 조율을 거쳐 다음주에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에 관한 합의를 시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사용자 위원들의 불참으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법정 기한인 이날 전원회의는 의결 정족수를 못 채웠다.

 

최저임금위는 재적 위원 과반 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 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는데, 근로자 위원과 사용자 위원 각각 3분의 1 이상이 출석해야 한다.

 

1988년 최저임금제도 도입 후 법정 기한을 지킨 해는 8번에 불과하다.

 

최저임금 고시 시한이 내달 5일인 만큼 늦어도 내달 중순까지 의결해야 한다.

 

한편 이날 중소기업중앙회는 현안 관련 기자 간담회를 개최하고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 적용이 무산되고 월 환산액 병기 안건이 통과한 데 대해 항의 차원의 강한 발언을 쏟아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중소기업은 계속된 경기침체와 지난 2년간 급격한 최저임금의 인상으로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며 “지불능력이 없는 사람한테 최저임금을 주라고 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이어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가 처한 현실을 설명하면서 거듭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음식·숙박업과 소상공인, 골목상권에선 43%가 지불 능력이 없어 최저임금을 못 준다고 한다”며 “그래서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해 이들이 범죄(최저임금법 위반)에서 벗어날 수 있는 부분을 만들자는 건데 무산돼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계는 지난 2년간 어려운 환경이지만 화합 차원에서 노력했는데, 최저임금을 정하는 과정에서 해마다 사용자가 밀리고 있다”며 “각 업종에서 하는 얘기가 단순 하소연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