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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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취약계층 다변화와 주거복지요구 증대에 따른 '취약계층맞춤형 주택계획가이드라인' 발간

연세대학교 주거복지시스템연구단, 5년간의 연구 성과 담은 가이드라인 발간

‘주택’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안심과 휴식, 안전, 자립, 건강, 공동체 등 삶을 이루는 모든 요소를 포괄한다. 그렇기에 개개인의 계층과 특성에 따라 적합한 주택의 형태가 각기 다르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의 주거복지요구에 대응하는 주택의 개발과 공급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실제 급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고령자들은 점차 길어지는 노후기간에 대한 준비 부족으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주거의 불안정과 부적합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크기 때문에 맞춤형 주거복지가 더욱 필요한 것이다. 안정된 주거 속에서 최소한의 삶이 가능하고, 건강하게 자립적인 생활을 지속할 수 있게 한다면 요양시설을 중심으로 대처하였던 선진국의 실패를 번복하지 않을 수 있다.

 

장애인의 수가 증가함과 동시에 장애의 유형도 다양하고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장애인의 관점에서도 주거요구를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 장애인의 탈시설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복지 예산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기대만큼의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이제 장애인이 보다 편리하게 생활하고 자립적으로 살 수 있는 주거 환경이 국가 복지부담 비용증가와 사회적 배제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할 때이다.

 

사회초년·육아가구 관점에서 보면, 세계 최저 출산율과 최고 고령화 속도로 부각되는 한국에서 직업 생태계의 변화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연애와 결혼, 출산을 늦추거나 포기하는 이들이 많다. 물론 이 문제는 복합적으로 풀어야 하나, 주거의 불안정과 부적합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큰 불안 중 하나로 꼽힌다. 안정적인 주거 환경에서 최소한의 삶을 누릴 수 있고, 나아가 육아 스트레스가 없는 환경이 갖춰져 있었다면 지속적인 세계 최저출산율이라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사회 양극화 현상이 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직업 생태계의 변화와 세계 최저출산율과 초고속 고령화현상이 주거빈곤계층에게 더욱 위협을 주고 있다. 더욱이 앞으로도 빈곤가구는 증가할 전망이다. 이들이 집을 소유하지는 못하더라도 인간적인 생활이 가능한 최소한의 안정적인 주거환경에서 살 수 있다면 소외되지 않고 빈곤의 악순환을 덜어낼 수도 있을 것이며, 나아가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계층별 맞춤형 주거복지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연세대학교 ‘주거복지시스템연구단(단장 이연숙 교수)’이 5개년간의 국토교통부R&D 과제를 마무리하며, 취약계층 맞춤형 주택계획기술시리즈를 발간했다. 

5년간의 과제를 통해 수요자 맞춤형 적정주택계획 기술로 발간한 이번 시리즈는 ▲장애인가구맞춤형 주택계획가이드라인 ▲신혼육아가구맞춤형 주택계획가이드라인 ▲고령자가구맞춤형 주택계획가이드라인 ▲빈곤계층가구맞춤형 주택계획가이드라인으로 구성된다.

 

연구단장인 연세대학교 이연숙 교수는 “수요자맞춤형 주택계획가이드라인은 주택 내 공간 유형에 따라 포괄적인 항목을 종합적으로 서술하며, 맞춤형 주거환경 계획 사례와 인구학적 변화에 대응하는 선진국의 지원제도까지 소개한다”라며 “이들 가이드라인이 맞춤형 주거환경의 중요성을 각 계층의 관점에서 조명하고 있으므로, 앞으로 다가올 한국의 주거복지위기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전략이자 도구로 적극 사용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김정환 기자 hwani89@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