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의 6월이 끝났다. 이제 새 기분으로 맞이한 7월 분위기 반전이 절실하다. 류현진(32·LA 다저스)이 올스타전을 앞두고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서 4번이나 실패했던 시즌 10승과 개인통산 50승에 도전한다.
류현진에게 6월은 악몽과도 같았다. 5경기에 나서서 1승1패에 그쳤을 뿐 아니라 평균자책점도 2.70으로 급상승했다. 3번의 승리기회는 불펜과 수비진이 날렸고, 직전 등판이었던 6월29일 콜로라도와의 쿠어스필드 경기에서는 4이닝 동안 홈런 3방을 허용하며 7실점 하면서 조기 강판당하며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아홉수도 큰 아홉수가 걸린 듯 계속 뭔가 풀리지 않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류현진은 여전히 시즌 9승2패 평균자책점 1.83이라는 뛰어난 성적으로 10일 열리는 올스타전 내셔널리그(NL) 선발투수 자리를 꿰찼다. 빅리그 유일한 1점대 평균자책점에 다승에서도 NL 공동 2위다. 이닝당 출루허용(0.90)은 NL 1위, 탈삼진/볼넷 비율(13.43)은 메이저리그 전체 1위다. 그래도 승리로 전반기를 깔끔하게 마무리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그 기회가 왔다. 바로 5일 오전 10시10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다.
무엇보다 홈경기에서 극강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이 반갑다. 류현진은 올해 홈 8경기에서 6승 평균자책점 0.94를 기록했다. 샌디에이고를 상대로도 강했다. 통산 10경기에 등판해 7승1패 평균자책점 2.26을 올렸다. 올해는 첫 상대지만 지난해 샌디에이고전에서 3경기 3승 평균자책점 1.53을 기록할 만큼 자신감이 넘친다.
물론 윌 마이어스라는 천적은 있다. 그는 류현진에게 12타수 5안타(타율 0.417), 1홈런, 1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2루타도 3개나 칠만큼 장타를 많이 내줬다. 이언 킨슬러도 류현진을 상대로 5타수 3안타(타율 0.600), 2타점으로 강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 시즌 다저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매니 마차도와의 승부도 눈길을 끈다. 10년 3억달러의 초대형 FA 계약을 맺고 샌디에이고로 이적한 마차도는 3일까지 타율 0.276, 20홈런, 57타점으로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류현진은 2013년 당시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뛰던 마차도를 만나 3타수 무안타로 제압한 바 있다.
이날 호투는 10승과 더불어 NL 사이영상 경쟁에서도 큰 고비가 될 전망이다. 경쟁자 맥스 셔저(워싱턴 내셔널스)의 상승곡선이 가파르기 때문이다. 셔저는 6월에만 6승 무패, 평균자책점 1.00, 탈삼진 68개라는 빼어난 성적을 남기며 NL 이달의 투수로 선정됐다. 시즌 성적 8승5패 평균자책점 2.43으로 아직은 류현진보다 뒤지지만 사이영상 예측 포인트에서 추격 기세가 남다르다. ESPN의 사이영상 예측치인 빌 제임스 포인트에서는 류현진이 107.1로 87.1인 셔저를 크게 앞서고 있지만 또 다른 지표인 톰 탱고 포인트에서는 셔저가 53.2로 48.9인 류현진을 추월했다. 류현진으로서는 샌디에이고전에서 확실한 호투로 승리와 함께 셔저의 추격을 따돌려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