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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회대표단, 北에 ‘남북국회회담’ 구체 제안

러 ‘의회주의 발전 포럼’서 회동 / 北 박금희 부의장, 긍정적 답변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이 지난 2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2차 의회주의 발전 국제포럼에서 연설중이다. 설훈 의원실 제공

우리 국회 대표단이 최근 러시아에서 북한의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의 고위 관계자를 만나 ‘남북국회회담’을 제안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북측은 이에 대해 “좋다”고 긍정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인 설훈 의원은 이날 세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러시아에서 박금희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을 만나 남북 국회회담을 제안했고, 북측에서도 긍정적인 취지로 답했다”고 밝혔다.

 

설 의원을 포함해 민주당 변재일, 무소속 이정현 의원은 국회 대표단 자격으로 지난 1일부터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2차 의회주의 발전 국제포럼’에 참가했다. 이 포럼에서 설 의원은 사흘 내내 박금희 부의장 등 북측 대표단을 만났고 지난 2일 정식으로 남북 국회회담을 제안했다. 단순히 국내에서 던지는 메시지를 넘어 실제 북측 관계자를 만나 제안을 해 의미가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설 의원은 “남북 국회회담을 제안했더니 ‘좋다’고 했다”며 “박 부의장이 결정권이 없어 그렇게 답은 했겠지만 확실히 분위기는 전과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회담뿐 아니라 금강산 관광 재개 및 개성공단 재가동 그리고 평양 관광 필요성에 대해서도 박 부의장에게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남북 국회회담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뒤 남북관계도 소원해지자 쏙 들어갔다가 지난 1일 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언급으로 재점화됐다.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이 만나면서 희미해지던 남북 대화 동력이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앞서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5당 대표 모임인 초월회에서 “국회 차원의 방북단을 구성해서 남북 국회회담을 비롯해 한반도 비핵화, 대북 인도적 지원,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재개 등 남북 현안을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지난 3일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도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자유한국당이 결단하면 여야 대표가 평양을 방문하고 남북국회회담을 성사시킬수 있다”며 “한국당은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한반도 평화를 수용하는 결단을 내리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