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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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의 부인해온 ‘숙명여고 쌍둥이’, 결국 형사재판행

‘업무방해’ 기소… 교무부장 父는 1심서 징역형

지난해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숙명여고 문제 유출 사건’의 당사자인 쌍둥이 자매가 소년재판이 아닌 형사재판을 받게 됐다. 애초 검찰은 자매의 아버지를 구속 기소하는 점 등을 감안해 쌍둥이를 형사재판에 넘기지 않고 소년부로 송치했지만, 가정법원이 이들을 다시 검찰로 돌려보내며 결국 기소로까지 이어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검사 김유철)는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모(52)씨의 딸 A양과 B양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숙명여고 1학년이던 2017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이듬해 1학기 기말고사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현씨가 빼돌린 답안으로 시험을 치른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1월 경찰에게 사건을 넘겨받은 뒤 현씨를 구속 기소하는 점 등을 감안, A양과 B양을 재판에 넘기는 대신 서울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했다. 아버지에 이어 두 딸까지 기소하는 건 가혹한 처사라는 판단에서였다. 소년부에서는 형사처벌 대신 감호 위탁과 보호관찰, 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을 내린다.

 

서울 수서경찰서 관계자가 지난해 11월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문제 유출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서울가정법원 소년3단독 윤미림 판사는 지난달 쌍둥이를 검찰로 돌려보냈다.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범죄사실이 발견된 경우 그 동기와 죄질이 형사처분을 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면 검찰로 송치해야 한다’는 소년법 규정 때문이다. 아버지 현씨의 재판이 가정법원의 이런 판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현씨 사건 1심 재판부는 지난 5월 그에게 징역3년6개월을 선고하면서 “딸들과 공모해 범행을 했다는 사정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당시 A양과 B양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실력으로 1등을 한 것인데 시기 어린 모함을 받고 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현씨와 쌍둥이 딸이 함께 범행을 저질렀다고 봤다.

 

의혹으로만 떠돌던 숙명여고 문제 유출 사건은 네달여에 걸친 경찰 수사 결과 △쌍둥이가 암기장에 기말고사 전 과목의 정답을 메모해둔 점 △시험지에 작은 글씨로 답을 적어둔 흔적이 발견됐다는 점 △자택 압수수색에서 새 시험지가 나왔다는 점 등이 드러나면서 현씨와 쌍둥이 모두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