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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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의로 본 김학의·윤중천 재판, 향후 법적 쟁점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게 억대 금품과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지난달 5월22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별장 성접대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과 건설업자 윤중천씨의 재판이 진행되는 가운데, 향후 이들에 대한 재판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정계선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 전 차관 사건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2007년 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건설업자 윤중천 씨에게서 31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비롯해 1억3000만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 등을 받는다. 또 검찰은 김 전 차관이 2006년 여름부터 이듬해 12월까지 강원도 원주 별장 등지에서 받은 13차례 성 접대는 액수를 산정할 수 없는 뇌물로 판단했다. 

 

지난 9일에는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부장판사 손동환) 심리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 위반(강간 치상 등)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씨의 첫 정식 재판을 진행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윤씨는 여성 A씨를 지속적으로 폭행·협박하며 김 전 차관 등 유력 인사들과 성관계를 맺도록 하고 2006년부터 이듬해 11월까지 세 차례 A씨를 성폭행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정신적 상해를 입힌 혐의 등을 받는다. 

 

김 전 차관의 경우 법적 쟁점은 뇌물죄 공소시효가 될 전망이다. 뇌물 혐의는 액수가 3000만원을 넘으면 공소시효가 10년, 1억원 이상은 15년이다. 다만 액수가 3000만원을 넘지 않으면 공소시효가 7년이다. 즉 뇌물죄가 어디까지 인정되느냐에 따라 공소시효 적용에 따른 유무죄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 전 차관 측은 지난 5일 재판에서 “전반적으로 부인하는 취지”라며 “다만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하지 못한 사항은 좀 더 확인해 나중에 의견서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뇌물을 챙기고, 성접대를 받은 혐의로 지난 5월 1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심사)을 마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재판이 끝난 후 김 전 차관 측 변호인은 “대부분 부인하는 취지지만 금품 수수 중 일부는 조사받을 때도 인정했었다”며 “그러나 검찰이 특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부가 맞다고 해도 그 부분이 무엇인지 우리가 특정해 인정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윤씨의 경우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윤씨 측 변호인은 지난 9일 재판에서 “성폭행 사건은 공소시효가 완성됐고, 공소사실 자체를 봐도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으며 성관계를 통해 치상에 이르렀다는 것 또한 인정할 수 없다”며 “사기도 기만행위와 및 편취 범의가 없었고, 알선수재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되레 그는 김 전 차관이 간접 정범으로 적시된 성폭력 사건에서 “김학의는 고의가 없고 윤씨가 강간한 것으로 나오는데 적용 법조가 무엇이냐”고 검찰에 물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