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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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면허 음주운전 뺑소니' 남친 소식에 여친 "내가 운전" 거짓 자수

 

무면허로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고 도주한 남성과 그를 대신해 거짓 자수한 여자친구가 나란히 징역형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11단독 서재국 판사는 최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등 5가지 혐의로 기소된 A(35)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범인도피와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 여자친구 B(39) 씨도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A 씨는 지난 2월 18일 오후 10시25분쯤 대전 서구 한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03% 상태로 운전하다가 정차 중인 시내버스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버스 기사와 승객 등 9명이 요추부 염좌 및 인대 염좌 등으로 각각 전치 2주 상해를 입었다.

 

당시 그는 무면허 운전 등으로 재판을 받던 중이었다.

 

이 같은 소식에 남자친구의 음주운전 사실이 적발되면 크게 처벌을 받을 것을 우려한 B 씨는 사고 한 시간 뒤 '자신이 사고를 낸 뒤 도주했다'고 경찰에 자수했다.

 

이들은 사고 다음 날 보험회사에 연락해 'B 씨가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다가 시내버스를 들이받았다'고 거짓으로 사고 접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A 씨에 대해 "무면허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했음에도 마치 여자친구가 사고를 낸 것처럼 사고 접수해 보험사기 범행을 저질렀다"며 "음주운전이나 무면허 운전으로 처벌받았음에도 또다시 무면허 음주사고를 저질러 비난 가능성이 크고 재범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비판했다.

 

B 씨에 대해서는 "남자친구의 처벌을 면하게 하려고 허위 자술서를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등 진범을 도피시키고 보험사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죄책이 상당히 무겁다"면서도 "벌금형을 넘는 범죄전력이 없고 잘못을 깊이 뉘우치며 보험회사 피해를 모두 회복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