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박정희 정부 당시 유신체제를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가 옥살이를 한 남성에 대해 법원이 47년 만에 무죄를 선고했다.
이 남성은 억울함은 풀었지만, 이미 고인이 됐다.
대전지법 형사 4부(임대호 부장판사)는 1972년 계엄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 6월형이 확정된 A씨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1972년 11월8일 오후 6시쯤 충남 논산의 한 환갑 잔칫집에서 ”10월 유신이고 뭐고 너희들이 아무리 지랄해봐라”며 “최후의 승리는 우리에게 있다”고 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육군본부 계엄보통군법회의는 같은해 11월22일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에 항소한 A씨는 이듬해 1월 육군고등군법회의에서 징역 6개월로 감형받았고, 이 판결이 확정됐다.
이후 약 47년이 지난 올해 3월 검찰은 이 판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고, 대전지법은 이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계엄은 헌법과 법률에서 정한 발동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발령됐고 표현의 자유, 학문의 자유, 대학의 자율성 등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계엄 포고는 해제되거나 실효되기 이전부터 위헌이고 위법하여 무효”라고 무죄 판결의 근거를 밝혔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