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단독] ‘원스토어’내 채팅앱 청소년 이용 못한다

모든 소개팅·채팅 상품 대상 / 8월 19일부터 연령 제한 실시 / “청소년 성범죄 근절 선제대응” / 기업들 자발적으로 규제 ‘주목’

다음달부터 국내 통신사업자가 운영하는 애플리케이션(앱)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는 모든 소개팅·채팅앱의 미성년자 이용이 금지된다. 채팅앱이 19세 미만 아동·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성매매, 몸캠피싱 등 성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기업이 자발적으로 나선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여성가족부의 2016년 청소년성매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0.8%가 성매매 주요 경로가 채팅앱이라고 지목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세계일보 2019년 7월8일자 8면 참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와 네이버가 합작해 만든 앱 플랫폼 ‘원스토어’는 “다음달 19일부터 카카오톡 등 지인기반 메신저를 제외한 채팅·소개팅 상품에 대해 일괄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원스토어는 우선 채팅·소개팅앱 사업자들에게 자발적으로 ‘청소년이용불가’로 이용등급을 변경하도록 공지했다. 그럼에도 다음달 19일까지 ‘청소년이용불가’ 등급 변경에 응하지 않는 업체에 대해서는 원스토어 직권으로 해당 상품의 등급을 변경한다. 이후에도 ‘청소년이용불가’ 미만 등급으로 등록하거나 업데이트를 요청하는 상품들에 대해서는 ‘판매금지’라는 강력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원스토어가 현재 판매 중인 100여개의 채팅앱을 자체적으로 모니터링한 결과, 성인용 홍보물이 있거나 프로필 설정 시 나이제한이 존재하는 등 성인용 채팅앱으로 판단되는 상품은 78개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 중 성인인증을 거쳐야만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은 12개에 그쳤다.

원스토어 관계자는 “그간 경찰청과 여성가족부, 시민단체 등에서 청소년 성범죄 문제와 관련해 채팅앱 규제 필요성을 강조해왔다”며 “이 같은 사회적 문제에 대해 함께 공감하고 공익적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의미에서 연령제한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간 채팅앱은 청소년 성범죄의 ‘무법지대’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채팅앱은 본인인증 절차가 없는 경우가 많아 낯선 사람과 은밀한 대화나 거래가 쉬운 편이다. 최소 이용가능 연령을 18∼20세 이상으로 제시한 앱일지라도 성인인증이 없어 이보다 어린 아동·청소년의 이용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다.

현재로서는 여전히 채팅앱을 규제할 법과 제도적 장치가 미비하다는 얘기다. 정보통신물 심의 권한을 가지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공개된 공간에서 이뤄진 것이 아닌 개인 간 대화는 통신보호비밀법상 관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유해물로 지정하는 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자발적으로 자정정책을 펼쳤다는 점에서 향후 애플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 다른 플랫폼의 채팅앱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