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체로 ‘일본여행을 가지 말자’는 분위기가 확산하는 가운데, 실제 여행객수가 급감하는 것이 수치상으로도 확인되고 있다. 국적 항공사들은 일본 여행객 감소에 따른 항공편 조정에 나서고 있어, 일본 여행객 감소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휴가철을 앞두고 일본 여행을 취소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반일 마케팅’도 활발하다.
◆일본 여행, 휴가철인데 전월보다 13.4% 감소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본격적인 휴가철로 볼 수 있는 지난 15∼30일 보름동안 인천공항을 이용해 일본여행을 다녀온 승객은 46만7249명으로 집계됐다. 휴가철을 한달여 앞둔 한달 전 같은 기간인 6월16∼30일의 53만9660명과 비교해 13.4% 감소한 것이다. 6월 하반기(15∼30일)를 기준으로 7월 상반기(1∼15일)의 일본 여행객은 7.1% 감소했는데, 7월 하반기의 감소폭은 13.4%까지 확대됐다.
항공업계도 이른바 ‘보이콧 재팬’의 기류가 실제 일본여행 감소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항항공 관계자는 “7월 2주차까지는 일본 노선 여객의 큰 변동이 없었지만, 3주차부터 삿포로, 오키나와 등 관광노선 위주로 예약률이 급감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도 “7월 중반 이후부터 예약 취소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9월부터는 일본을 오고 가는 항공편도 줄어들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9월 3일부터 부산∼삿포로 노선 운항을 중단하고, 다른 일본 노선의 항공기도 소형기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시아나항공도 9월 중순부터 인천발 후쿠오카·오사카·오키나와 노선 투입 항공기를 소형 항공기로 변경해 좌석 공급을 줄일 예정이다.
◆보이콧 재팬 기류에 반일 마케팅도 활발
휴가철을 앞두고 번지기 시작한 ‘보이콧 재팬’ 기류에 국내에서는 일본 여행을 취소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반일 마케팅이 여행업계 안팎에서 한창이다. 일본 여행을 취소했다는 것을 증명하면 일부 상품에 할인 혜택을 주는 식이다.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리조트는 일본을 포함한 해외여행을 취소한 경우 숙박요금을 할인해주는 ‘프라이드 오브 코리아’를 내놨다. 해외여행 취소에 일본을 적시한 것은 아니지만, 홍보 포스터는 태극기를 배경으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미 계획했던 해외여행을 취소한 대한민국 국민을 위한 선물’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전남 곡성의 석곡농협은 지난 19∼25일 사이의 일본 여행 일정을 취소한 경우 곡성 백세미 10㎏를 매일 100명에게 선착순으로 제공했다. 다만 여행비 100만원 이상을 해지한 경우에만 참여 가능했다. 석곡농협 측은 “국민 여론을 보면서 추가 추진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는 광복절인 다음달 15일까지 일본여행을 취소한 경우 쌍꺼풀 수술 비용을 50% 깎아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 화장품 회사는 일본산 왁스를 쓴다는 인증사진을 보내면 국산 왁스로 바꿔주는 행사를 하고 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