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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받는 류현진 버림받은 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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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32·LA 다저스)과 강정호(32·피츠버그 파이리츠) 두 동갑내기 투수와 내야수는 KBO리그에서의 활약을 발판삼아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거쳐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데뷔 첫해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주전을 꿰찼다는 점도 비슷하다.

 

두 선수가 2년의 공백기가 있었다는 점도 같다. 다만 그 이유는 차이가 컸다. 류현진은 어깨 수술로 인해 긴 재활로 인한 공백이었던 반면 강정호는 음주운전 사고라는 불미스러운 일로 취업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탓에 생긴 장기 이탈이었다. 결국 이런 차이가 지금의 두 선수가 처한 정반대의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류현진은 구단의 철저한 관리와 보호 속에 대우받고 있지만 강정호는 시즌 도중에 구단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류현진은 지난 3일 10일짜리 부상자명단(IL)에 올랐다. 2일 자로 소급적용되는 것으로 이유는 목 통증이다. 전날 아침 자고 일어났더니 목 오른쪽에 불편함을 느꼈다는 것이 현지 언론이 전한 내용이다. 류현진은 지난 4월 왼쪽 사타구니 근육 통증을 앓은 데 이어 시즌 두 번째로 IL에 올랐다.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로는 개인 통산 10번째 IL 등재다.

 

하지만 이번 부상 정도는 굳이 IL에 이름을 올릴 만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다저스가 류현진을 굳이 IL에 올린 것은 한 차례 선발 등판을 거르게 하면서 휴식을 주겠다는 의도가 더 커 보인다. 다저스로서는 이 기회에 류현진에 대한 체력관리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류현진이 한 번만 선발 등판을 건너뛸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를 방증한다. 이에 따라 6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는 류현진 대신 신인 토니 곤솔린이 등판한다.

 

류현진은 1일 '투수들의 무덤'인 미국 콜로라도주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챙기진 못했지만, 6이닝 무실점의 역투로 평균자책점을 1.53으로 끌어내리며 올해 빅리그에서 유일한 평균자책점 1점대 투수다. 강력한 사이영상 후보이기도 하다. 다저스로서는 이런 류현진이 후반기 막판과 포스트시즌까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 모드에 돌입한 모양새다. 

 

이와 반대로 강정호의 신세는 곤란해졌다. 피츠버그 구단은 2020년을 대비해 3일 강정호를 방출 대기 조처했다. 7일간 다른 구단의 입질이 있다면 강정호는 이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말이 FA이지 무적선수라는 의미다. 

 

강정호는 올 시즌 65경기에 출전해 타율 0.169, 홈런 10개를 기록했다. 타율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185타석에서 삼진 60개에 그쳤다. 시즌 내내 피츠버그는 그의 타격감 회복을 기다렸지만 결국 강정호는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특히 올해 300만달러를 보장받고 200타석 이후 100타석마다 62만5000달러씩을 보너스로 받는 조건으로 계약했던 강정호는 200타석을 15타석 남긴 상황이었다. 구단에서는 보너스 지출을 하지 않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MLB닷컴은 2015∼2016년 6.5에 달했던 강정호의 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가 올해 -0.6으로 뚝 떨어졌다며 피츠버그와의 결별은 필연이라고 평했다. 강정호는 피츠버그에서 통산 타율 0.254, 홈런 46개, 타점 144개를 남겼다.

 

이제 관건은 강정호가 어디로 가야 하느냐다. 당장 KBO 복귀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음주운전 사고에 대한 징계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세 차례나 음주 전력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중징계가 불가피해 한국 복귀는 쉽지 않아 보인다. 대신 일본이나 미국에서 새로운 팀을 물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