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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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류 가능성 커지는 이강인...출장 가능성도 커지나

최근 스페인에서는 명문구단인 발렌시아의 수뇌부 갈등이 화제로 떠올랐다. 싱가포르 출신의 구단주 피터 림과 마테우 알레마니 단장이 선수단 구성 등 문제로 의견 충돌을 빚었고, 이 과정에서 알레마니 단장을 지지하는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의 사임 가능성까지 커졌다는 소식이었다. 이는 특별히 한국팬들에게도 큰 관심을 끌었다. 이 갈등의 원인과 결과에 이강인(18)의 거취가 긴밀히 연결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강인이 지난달 29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스포르팅과의 프리시즌 경기에서 드리블을 하고 있다. 리스본=신화연합뉴스

이강인은 지난 시즌 중반 발렌시아 2군에서 1군으로 올라왔지만 마르셀리노 감독이 중용하지 않아 벤치를 지킨 시간이 많았고, 이에 그는 시즌을 마친 뒤 구단에 정식으로 이적을 요청했다. 같은 발렌시아 지역에 위치한 라 리가 소속의 레반테, 네덜란드리그의 아약스, PSV 에인트호벤 등 구체적인 팀 이름도 흘러나왔다. 그러나 피터 림 구단주는 라 리가 최상급 유망주인데다가 자신과 같은 아시아계인 이강인을 이적시키는 대신 더 많이 출장시키기를 원했고, 이는 이번 갈등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이 갈등은 지난 2일 구단주와 단장 등이 싱가포르에서 회동을 가진 뒤 봉합돼 단장과 감독은 사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회동 이후 이강인의 잔류가 거의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4일 스페인 일간지 ‘아스’는 4일 “발렌시아가 이강인을 잔류시키기로 했다”고 전했다. 앞서 하루전 발렌시아 지역지인 데포르테발렌시아노도 이강인 잔류를 보도한 바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아스가 이강인 잔류 소식과 함께 “이번 시즌 이강인에게 더 많은 출전 시간이 부여될 것”이라고 예상한 것. 수뇌부간 갈등 봉합 과정에서 구단주의 요구 사항이 상당부분 수용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강인의 팀내 입지 변화는 이번 프리시즌을 통해서도 체감할 수 있다. 이번 프리시즌 발렌시아 경기에 꾸준히 출장중이고, 특히 지난 3일 EPL의 브라이튼과 펼친 경기에서는 에이스인 다니 파레호(30), 공격수 호드리고 모레노(28), 막시 고메스(23) 등 주전 대부분과 함께 선발로 출전했다. 

 

발렌시아의 시즌 개막은 오는 17일 레알 소시에다드전으로 불과 2주앞으로 다가온 상태다. 시즌이 임박한 프리시즌 경기에서 빅클럽 팀들은 주로 주전들의 호흡 맞추기에 주력한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마르셀리노 감독이 이강인을 적극 활용할 결심이 섰다고 짐작해볼 수 있다. 여기에 감독이 최근 훈련 등을 통해 이강인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다는 소식도 나와 잔류할 경우 지난해보다는 더 많은 플레잉타임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