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청이 명동 등에 'NO JAPAN' 현수막 1100개 설치에 나서자 6일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과 무소속 이언주 의원이 모처럼 한 목소리로 "명동상인 죽이려하냐"며 비판에 나섰다.
이날 오전 중구 태평로 동화면세점과 서울역 사이 세종대로 일부 구간에 '노(보이콧) 재팬'(No(Boycott) Japan :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고 적힌 배너 50여개를 설치했던 서양호 중구청장은 역풍을 맞자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에 국민과 함께 대응한다는 취지였는데 뜻하지 않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철거에 들어가는 등 꼬리를 내렸다.
◆ 하태경 "日불매운동이 우리 국민 피해로 이어져서야, 불매운동 악용 중구청장 징계해야"
하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반일 불매운동의 원칙 중 하나로 한국 국민들에게 피해주면 안된다고 했다. (이는) 이해찬 사케 논쟁에서 확인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소속의 서양호 중구청장은 일본 관광객들 많이 오는 명동 상가에 'No Japan' 깃발을 내건다고 한다. 그 깃발 내걸면 당연히 일본 관광객 줄어들고 그 불똥은 명동 상인들에게 튈 것이다"며 "일식집 걱정하는 그 똑같은 마음으로 명동 상인들 피해주는 (서양호) 중구청장에 대해 민주당은 엄하게 질책해야 일본 불매운동을 악용하는 정치꾼들이 줄어들 것이다"고 문책을 요구했다.
◆ 이언주 "참 가지가지...안그래도 장사 안되는데 확인사살하려는 것이냐?"
이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 참 가지가지한다"며 "중구 세수가 (명동 등) 상인들에게서 많이 나올텐데 그 돈 걷어서 그분들 장사 방해하는데 쓰는 셈이니 이런 부당한 일이 어디있겠는가"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중구는 수많은 일본인 등 외국인들이 오고가는 곳이며 돈을 쓰는 곳으로 지역 상인들은 경제순환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그 기업들의 투자판단이 한국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며 "지자체에서 주민들 위해서 투자나 관광객 유치를 하고다녀야 할 때에 이 무슨 해괴망측한 짓입니까?"고 몰아 세웠다.
이 의원은 "제발 정신들 차려 쓸데없는 짓들 그만하고 속히 일본과 외교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 중구청 '노 재팬' 배너 1100개 태극기와 더불어 가로등에...상인 피해만 줄 뿐이라는 지적에 꼬리내려
앞서 전날 서울 중구는 일본의 경제보복에 맞서 태극기와 함께 일본제품 불매와 일본여행 거부를 뜻하는 ’노(보이콧) 재팬-No(Boycott) Japan :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 배너기를 가로변에 일제히 설치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중구는 △명동(퇴계로) △을지로 △태평로 △동호로 △청계천로 △세종대로 △삼일대로 △정동길 등 관내 22개로에 태극기와 ‘노 재팬’ 배너기 1100개를 가로등에 설치된 현수기 걸이에 내걸기로 하고 6일부터 작업에 들어간다고 알렸다.
하지만 배너가 불매 운동이 '관제 운동'이라는 인상을 줄 뿐 일본인 관광객과 일본 국민을 자극하고 우리 상인 피해만 입히는 등 부정적 결과만 가져올 것이라는 비판이 잇따르자 중구청은 서둘러 계획을 접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