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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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정보 팔아 232억 벌어도 벌금은 고작 7500만원

대법, 도성환 前대표 등 유죄 확정 / “몰수대상 아냐” 수익 추징은 안 해
홈플러스 1심 무죄 판결에 불복해 시민단체 회원들이 담당 재판부에 보낸 항의서한. 홈플러스가 개인정보 제3자 제공을 공지할 때와 똑같은 크기의 ‘깨알글씨’로 돼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대법원이 경품행사를 통해 수집한 고객정보를 보험사들에 팔아 232억여원을 벌어들인 홈플러스에 벌금형을 확정했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6일 개인정보보호법 등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홈플러스의 재상고심에서 벌금 7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또 당시 회사 대표였던 도성환 전 홈플러스 대표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임직원 6명에게는 징역 6개월∼1년에 집행유예 2년, 보험사 관계자 2명에게는 각 벌금 700만원이 확정됐다.

 

홈플러스는 2011~2014년 고객 개인정보 2400여만건을 231억7000만원을 받고 보험사에 넘긴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에서는 경품 응모권에 ‘개인정보가 보험회사 영업에 활용될 수 있다’는 고지사항을 1㎜ 크기 글자로 적어 알아보기 어렵게 한 ‘깨알고지’가 부정한 방식인지가 쟁점이 됐다. 1·2심은 “응모권에 ‘개인정보가 보험회사 영업에 활용될 수 있다’는 내용 등 법률상 고지해야 할 사항이 모두 적혀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대법원은 2017년 4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개인정보 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이후 파기환송심에서 홈플러스와 관련자들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다만 파기환송심 재판부도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개인정보를 판매해 얻은 이익은 추징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재상고했다. 하지만 대법원도 “개인정보는 유체물이 아니기 때문에 형법상 몰수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돈을 추징할 수 없다고 봤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