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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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 찾는 게 중요”하다는 윤석열···금 간 리더십 회복될까

입력 : 2019-08-07 10:56:23
수정 : 2019-08-07 10:5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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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9년 하반기 검사 전입 인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현 정부 2기 검찰의 고위·중간 간부 인사 이후 조직에 실망한 검사들이 대거 줄사표를 내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일각에선 이미 ‘윤석열 검찰총장의 리더십에 금이 간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윤 총장이 직접 나서 ‘달래기’에 나섰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총장은 전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검사 전입신고에서 “여러분께서 맡은 보직이 기대했던 보직일 수 있고 또 기대하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다”며 “어떤 보직을 맡느냐가 아니라 내 자리에서 무슨 일을 해야 할지를 잘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윤 총장의 이 날 발언은 최근 검찰 인사와 관련해 자신의 임기 초반부터 조직 내 끓고 있는 불만을 달래고 안정을 되찾기 위해 의도적으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검찰 조직 내에선 최근 인사로 윤 총장이 선호하는 특별수사 경력 검사들이 대거 요직에 오른 반면, 대공·노동·선거 사건을 수사하는 공안 검사들은 홀대를 받아 차별 논란이 거세다. 실제 공안통들은 이번 인사에서 단 1명도 검사장으로 승진하지 못했다. 전국 검찰청의 공안 사건을 지휘하는 대검 공안부장도 특수통이 맡았다.

 

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9년 하반기 검사 전입 인사'에서 참석자들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인사말을 경청하고 있다. 뉴시스

 

한 검찰 간부는 “일선 공안 검사들은 이번에 새로운 공안부장이 누구일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면서 “인사 결과를 보고 각자 드는 생각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간부는 인사가 나기 전부터 “요즘 공안 검사들은 할 게 없다”고도 했다.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그 밑에서 부장으로 일하던 검사들이 나란히 같은 청 차장으로 승진 발령 난 것에 대해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너무 자기 사람만 챙기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법무·검찰은 ‘현재 진행 중인 중요 사건 및 공소 유지 업무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윤 총장 체제 출범 이후 첫 검찰 간부 인사를 전후로 조직을 떠난 검사는 60명을 웃돈다.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는 물론 일선에서 후배 검사들을 지휘하며 한창 일해야 할 부장들마저 사표를 던졌다. 일선 검찰청의 업무 공백 사태가 현실화하자 법무부는 중간 간부 인사를 낸 지 이틀 만인 지난 2일 후속 인사를 단행했다. 이를 두고 한 검찰 고위 간부 출신 변호사는 “많은 후배가 조직을 떠나는 게 선배들의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견 법조인은 “그만두겠다는 후배들 전화가 계속 오고 있다”면서 “인사는 법무부 장관이 내는 것이어도 검찰총장과 논의를 하는 법인데, 그 결과가 이런 것이라면 윤 총장한테 문제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