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유벤투스는 이제 한국에서만큼은 절대다수의 축구팬들이 가장 싫어하는 구단이 됐다. 지난달 26일 '팀 K리그'와의 친선전에서 보인 ‘호날두 노쇼’를 포함한 오만한 모습 탓이다. 그런데 유벤투스를 싫어하는 팬들은 한국뿐 아니라 이탈리아와 유럽 현지에서도 엄청나게 많다. 이는 상당부분 유벤투스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이탈리아 축구의 흑역사인 ‘칼치오폴리 스캔들’ 만든 유벤투스가 사과는커녕 여전히 뻔뻔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칼치오폴리 스캔들’이란 지난 2006년 유럽축구계를 휩쓴 최악의 승부조작 사건으로 당시 단장이었던 루치아노 모지가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심판 배정, 판정 압박 등에 관여하는 등 총체적 부정을 저질렀다. 유벤투스는 2004~2005시즌과 2005~2006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했지만 스캔들이 적발되며 이 두 번의 우승은 공식적으로 취소됐다. 핵심 사건이 있었던 2004~2005시즌은 ‘우승팀 없음’으로 처리됐고, 2005~2006시즌은 승점 17점이 삭감돼 당시 2위를 차지한 인터밀란에 우승이 돌아갔다. 여기에 유벤투스는 다음 시즌 세리에B(2부) 강등 처분까지 받았다. 명문구단인 유벤투스는 곧바로 2부리그 우승을 하고 다시 1부리그 강호로 돌아왔지만 이 사건은 이탈리아 축구에 영원한 상처로 남았고, 1990년대 세계 최고 리그였던 세리에A는 긴 침체를 겪게 됐다.
다만, 유벤투스는 다시 세계적 강호로 복귀한 뒤 ‘칼치오폴리 스캔들’에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며 축구팬들의 신경을 건드렸다. 심지어 최근에는 박탈된 2005~2006시즌 우승을 소송을 통해 다시 찾으려는 시도까지 했다. 지난 7월 박탈된 2005~2006시즌 우승기록을 돌려달라며 국가연방법원에 공식적으로 항소한 것. 이 항소는 지난달 기각됐지만, 이후 유벤투스는 방법을 바꿔 당시 우승을 차지한 인터 밀란의 우승기록을 삭제해달라고 재차 소송을 기각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기각되며 부정한 방법으로 차지했다 박탈당한 우승기록을 되찾으려는 유벤투스의 뻔뻔한 시도는 공식적으로 물거품이 됐다.
유벤투스는 그동안 탐내 행사 등에서 박탈당한 2회 우승을 공공연히 우승횟수에 포함시켜 빈축을 사왔다. 지난 4월에는 2018~2019시즌 우승 확정돼 리그 8연패를 이룬 뒤에는 선수들이 공식적으로 인정된 35회 우승이 아닌 ‘37’이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어 또 한번 팬들의 분노를 산 바 있다. 이 사진은 유벤투스 구단은 공식 SNS에 이 사진을 공공연히 게시됐다. ‘칼치오폴리 스캔들’과 이로 인한 우승 횟수 논란이 이탈리아 축구계 전체에 민감한 사안임에도 유벤투스가 이를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사실이 이로 인해 드러난 것. 결국, 몇 달 후 우승을 되찾기 위한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유벤투스는 과거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구단 차원에서 공식화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