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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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발사체 발사에 여야 한목소리로 규탄… 책임 여부에 반응 엇갈려

與 "불필요한 긴장감 조성 도움 안 돼"… 野 "北 미사일 '기상나팔'처럼 일상화"
단거리 미사일 추정체가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공중으로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10일 오전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여야가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그러나 그 책임 여부에 대해서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北 대화에 나서야”, “北 미사일 일상화, 운전자는 커녕 왕따”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최근 연이은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실험은 한반도 일대에 불필요한 긴장만 조성할 뿐 북미 비핵화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그동안 쌓아온 한반도 평화를 위한 각고의 노력에도 역행하는 무모한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홍 대변인은 “마침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고 공개했다”며 “이번 친서가 교착 상태에 있는 비핵화 협상에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길 다시 한 번 기대한다”고 했다. 그는 “지금 북한이 해야 할 일은 군사력을 과시하거나 말폭탄을 쏟아내는 것이 아니다”며 “북미 실무 협상을 재개하고 비핵화와 상응 조치라는 실질적 성과 도출을 위한 대화에 나서는 것임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신형전술유도탄 발사 참관하는 김정은. 연합뉴스

반면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뻔히 속셈이 보이는 북한의 무력시위에 문재인 정부는 언제까지 ‘아름다운 대화 촉구’만을 주장하며 우리 국민들을 불안하게 할 셈이냐”고 질타했다.

 

그는 “이제 북한 미사일 발사가 ‘기상 나팔’이 된 것처럼 일상화 돼버렸다”며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하면서도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아름다운 친서’를 보내 미북 대화의 물꼬를 트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미북 대화에 앞서 북한의 무력을 과시할 뿐만 아니라, ‘운전자’는 커녕 세계 외교에서조차 ‘왕따’를 고수하는 대한민국 정부를 ‘우리 민족’조차 왕따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하루가 멀다 하고 발사하고 있는 북한의 미사일은 이제 마치 일상적인 일처럼 돼버렸다”며 “군 통수권자가 아무렇지 않은 듯 수수방관하는 것이 북한의 도발을 별일 아닌 것처럼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한국 공격용이다. 유사 시 한국을 공격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상황이 이런 데도 우리 대통령은 고집스럽게 국가안전보장회의(NSC)조차 열지 않거나 열어도 참석을 안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청와대 “한미훈련에 무력시위, 군사적 긴장 고조 중단해야”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5시34분쯤과 5시 50분쯤 북한이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의 고도는 약 48㎞, 비행거리는 400여㎞, 최대속도는 마하 6.1 이상으로 탐지됐다고 합참은 발표했다.

 

북한의 발사체에 대해 청와대는 “내일(11일)부터 실시할 예정인 한미연합지휘소훈련에 대응한 무력시위로 판단했다”며 “이번 발사체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일단 판단하고 세부 제원 등은 한미 정보 당국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정밀 분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지난 6일에도 황해남도 과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이스칸데르급’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발을 발사했다. 올해 들어 북한이 미사일이나 방사포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쏜 것은 7번째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