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청소년들이 안전하게 야영하며 프로그램을 수행할 방안이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성공의 열쇠가 될 것입니다.”
국제 청소년 캠퍼리 3일째인 11일 전북 부안군 줄포만갯벌생태공원에서 만난 참가자들은 연일 낮 최고 기온이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에 비지땀을 흘리며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캠퍼리는 캠프(Camp)와 잼버리(Jamboree)의 합성어로 지방 단위의 스카우트 야영대회를 말한다.
한국스카우트 전북연맹에 따르면 이번 대회는 세계 청소년들에게 새만금을 알리고, 2023년 새만금에서 열리는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준비 상황 점검과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마련했다. ‘새만금은 청소년의 신대륙! 너의 꿈을 그려봐!’를 주제로 10여개 회원국 1000여명의 청소년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 9일 개영했으며 12일까지 나흘간 계속한다.
주최 측은 참가자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영지에서 벗어나 전주, 군산, 순창, 고창, 부안 등 지역별 주요 체험·관광 자원을 연계한 영외 과정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해 호응을 얻었다. 전북도는 부대 행사로 새만금 잼버리 홍보관과 전북도 문화관광 홍보관, 스카우트 용품 전시관을 운영해 다양한 체험과 볼거리를 제공했다.
대회 참가 청소년들은 야영 활동과 스카우트 기능 활동, 미니 올림픽, 트레킹, 부안 줄포생태공원 탐사, 세계잼버리 개최지 답사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수행하느라 연일 폭염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했다. 대회 이틀째인 10일 낮 최고 기온은 35.8도를 기록했고 이날도 32도에 육박했다.
그만큼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는 폭염과의 전쟁이 될 전망이다. 세계 각국 청소년들의 여름 방학이자 한국의 폭염 시기인 7월 말∼8월 초쯤 치러질 예정인 데다 대회장인 새만금은 아직 나무 한 그루조차 없는 간척지이기 때문이다. 전북지역 온열환자 수는 2015년 74명, 2016년 123명, 2017년 116명, 지난해 238명으로 대거 증가 추세다. 올해도 전날까지 53명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5명, 올해 1명이 숨졌다. 새만금 대회장은 방조제 남쪽 입구에 조성한 관광·레저용지 9.9㎢ 부지로 최대 10만 명 이상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이지만, 현재 대부분 바닷물이 빠지고 갯벌만 노출된 상태다.
최근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서밋벡텔 국립공원에서 12일간 진행된 제24회 북미 세계잼버리도 152개국에서 참가한 4만5000여 명의 청소년 중 매일 1000명가량이 영내 병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교적 언덕과 나무 등이 많은 국립공원에서 치러졌는데도 온열 질환과 두통, 복통, 찰과상 등을 호소하는 청소년들이 끊이질 않았기 때문이다. 새만금 잼버리는 이보다 훨씬 많은 170여 개국 5만명의 청소년이 참가할 전망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새만금 잼버리는 연내 범정부 차원에서 조직위와 지원위원회를 꾸려 폭염 대책을 포함한 대회 준비에 체계적으로 나설 계획”이라며 “대회장을 14개 시·군 전역으로 넓혀 산, 들, 바다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자연경관 속에 치르고 2021년 8월쯤 프레잼버리 개최해 미비점도 보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안=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