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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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에서 복귀한 류현진, 사이영상 굳히기 나서나

12일 애리조나戰 선발 등판… 12승 재도전 / 목 통증으로 10일간 컨디션 조절 / 시즌 후반기 재정비 마치고 출격 / 애리조나 상대로 평균자책점 0.69 / 두 번 모두 승리… 승수 추가 기대 / ‘200이닝 이상 투구’ 사이영상 필수 / 잔여 경기 평균 7이닝 소화 관건
올 시즌 두 번째 부상자명단에 등재됐던 류현진이 12일 애리조나와의 홈경기를 통해 리그에 복귀한다. 지난 4월 첫번째 부상자명단 등재 뒤 우려와 달리 대활약을 했기에 치료와 컨디션 조절을 병행한 뒤 복귀한 이번 등판은 더욱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4월9일 국내 야구팬들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받아들었다. 2019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첫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내며 순항하던 류현진(32·LA 다저스)이 세인트루이스와의 이날 경기에서 갑작스러운 통증으로 2회 초 마운드를 내려간 것. 이후 류현진이 부상자명단에 등재됐다는 소식이 들려오며 불안감이 더욱 커졌다. 그러나 이런 불안감은 기우에 불과했다. 21일 밀워키전에 복귀해 5.2이닝 2실점으로 예열을 마친 류현진이 이후 놀라운 질주를 시작한 것. 4월 27일 피츠버그전 7이닝 2실점 투구를 포함해 이후 8경기에서 7승을 따냈다. 특히 5월 한 달 동안의 활약은 대단해서 5승 평균자책점 0.59의 기록으로 ‘이달의 투수’로 선정됐다. 좋지 않은 컨디션에서 무리한 투구를 강행하는 대신 적절한 부상자명단 등재로 치료와 휴식을 병행한 선택이 오히려 대질주의 초석이 됐다.

이런 경험이 있었기에 야구팬들은 류현진의 두 번째 복귀전을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다. 그는 12일 오전 5시10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애리조나와의 경기에 선발출장한다. 지난 1일 늘 자신의 발목을 잡아왔던 콜로라도 원정 고비에서 6이닝 무실점 투구를 한 그는 이후 가벼운 목 통증으로 10일자 부상자명단에 등재됐었다. ‘치료’라기보다는 컨디션 조절의 느낌이 더 강한 조치로 그렇기에 불안감보다는 기대감이 더욱 크게 피어오른다. 재정비가 끝난 류현진의 위력이 어떤지 지난봄의 경험으로 이미 체감했기 때문이다.

애리조나는 재정비 후 새출발의 상대로도 안성맞춤이다. 3월29일 6이닝 1실점, 6월5일 7이닝 무실점으로 이미 두번이나 제압했던 타선으로 애리조나 상대 평균자책점은 0.69에 불과하다. 공백의 부담을 덜고 자신감을 갖고 나설 수 있는 상대다.

리그 최고 투수에게 수여하는 사이영상에 도전하고 있는 류현진으로서는 이 등판에서 기세를 만들어 시즌 끝까지 이어나가야 한다. 그는 현재 미국 현지 각종 매체로부터 내셔널리그(NL)에서 가장 유력한 사이영상 수상자 후보로 거론 중이다. 특히, ‘세일즈포인트’인 평균자책점에서는 1.53으로 2위인 마이크 소로카(2.32)를 멀찍이 떨어뜨린 채 독보적으로 빛나고 있다. 다만, 성적이 아닌 투표로 이루어지는 수상자 선정의 특성상 100%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투표인단인 현지 기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평균자책점 외에도 여러 지표에서도 인상적인 부분을 남겨야 한다.

이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승리보다는 투구 이닝이다. 최근 사이영상 투표는 승수의 중요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투구 이닝에 대해서는 여전히 엄격하다. 일단 200이닝 이상 투구를 해내야만 수상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류현진은 앞선 21번의 등판에서 총 135.2이닝을 소화해 200이닝을 채우려면 64.1이닝을 더 던져야 한다. 이번 애리조나전을 포함해 등판이 9경기 정도 남아있어 평균 7이닝 이상 던져야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쉽지 않은 도전이다. 그러나 부상자명단에서 돌아와 놀라운 투구를 보여줬던 여름의 대질주를 재현할 수만 있다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그렇기에 야구팬들은 기대감을 가지고 다시 돌아온 류현진의 투구를 지켜본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