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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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년 전 사라진 ‘소똥구리’ 복원 추진

환경부, 몽골서 200마리 도입 / 새로운 환경서 증식연구 착수

환경부가 1970년대 이후 국내에서 자취를 감춘 ‘소똥구리’(사진) 복원에 나섰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소똥구리 200마리를 최근 몽골에서 도입해 증식을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고 11일 밝혔다.

 

소똥구리는 소나 말, 양 등 대형 초식동물의 배설물을 먹고 사는 곤충이다. 배설물을 둥글게 뭉친 뒤 굴려 땅속 굴로 가져간다.

 

소똥구리는 1970년 이전에는 우리나라에서 쉽게 볼 수 있었지만 1971년 이후 공식적인 발견 기록이 없다. 세계자연보존연맹도 한국에서 소똥구리를 ‘지역 절멸’로 분류하고 있다.

 

환경부는 소똥구리 복원을 위해 몽골 동고비에서 103마리, 남고비에서 97마리를 들여왔다. 현재 200마리는 경북 영양에 있는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에서 우리나라의 새로운 환경에 적응 중이다.

 

센터는 앞으로 소똥구리 증식에 성공해 개체수가 충분히 늘어나면 적합한 서식지를 확보해 복원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먹이 섭취 및 번식 행동 연구를 통해 대체 먹이원과 증식 기술을 개발하고, 시범 방사 후 안전한 서식지 및 개체군 유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이호중 환경부 자연보전정책관은 “소똥구리는 대형 가축의 분변을 빠르게 분해해 생태계 내 물질순환을 돕는 역할을 하기에 복원이 중요하다”며 “소똥구리 같은 멸종위기 생물이 다시 우리와 함께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 종합계획’에 따라 2027년까지 소똥구리를 포함한 25종의 멸종위기종을 복원할 방침이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