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일원에서 시작된 검붉은색 수돗물 사태가 남구 다른 지역으로 퍼지자 포항시가 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비상이 걸렸다.
12일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 오천읍 부영아파트 등 일부 아파트단지에서 검붉은색 수돗물이 나와 입주민들이 포항시에 신고하는 사태가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검붉은색 수돗물은 남구 대도동 다른 주거지역에서도 나온다는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시는 부영아파트 관리사무소 내에 피해 접수창구를 설치했는데 현재 46건의 피해신고와 36건의 민원신고 등 모두 82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주민들은 단시간에 수도 필터 색깔이 변했다거나 물티슈에 찌꺼기가 묻어 나오고 색이 변했다고 포항시에 신고했다. 인터넷카페에는 필터나 물티슈 인증 사진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시민들의 불안감이 퍼지자 포항시에 비상이 걸렸다. 송경창 부시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남구 오천읍 일대에 검붉은색 수돗물이 나오는 이유와 싱크대 및 샤워기 필터 변색 현상에 대한 원인 파악 및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 10일 남구 지역 79곳 수돗물을 채수해 자체 검사를 했으나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빠른 시일 내 부영아파트 1~5차 저수조의 전면 청소를 하고 저수조 유입부 및 수도꼭지에 대한 수질검사를 외부 전문기관인 경상북도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하기로 했다. 특히 근본적인 원인 분석을 위해 상·하수도협회, 한국수자원공사, 전문교수 등 8명이 참가하는 전문조사단을 구성해 조사 및 결과를 도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시는 493억원의 예산을 들여 내년부터 오천읍과 흥해읍 등 읍·면 지역 82㎞의 노후상수도관 정비사업과 블록화 시스템 구축 등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시는 최근 남구 오천읍 부영아파트 경로당에서 이장, 관리소장, 주민 등 연석회의를 열어 상황설명과 대책을 논의했다.
일반적으로 망간은 수돗물 원수에 미량으로 유입되나 철저한 정수처리 공정을 거쳐 망간을 제거해 먹는 물 수질 기준에 적합하게 각 가정에 공급되지만, 극미량의 망간이 포함된 수돗물도 필터에 여과하면 필터가 변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항=장영태 기자 3678jy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