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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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변호사 “왜 그녀의 말은 믿어주지 않는가”

전 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사진 왼쪽)의 변호를 맡았던 변호사 A씨가 사임 의사를 밝힌 가운데, A씨와 함께 고유정측 변호를 맡아 1차 공판에 참여했던 변호사 B씨는 “고유정의 성폭행 피해 관련 수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3일 중앙일보는 B씨와의 전화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B씨는 “피고인(고유정)이 처음부터 일관되게 성폭행 때문에 범행을 했다는 주장을 해왔는데, 관련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인 사건이었다면 성폭행 과정은 어땠는지, 피의자의 진술이 맞는지부터 제대로 조사를 해야 한다”며 “그동안의 수사결과 만으론 수사기관이 일방적으로 성폭행 주장을 안 믿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B씨는 고유정의 변호를 맡았던 이유에 관해 “공판기록을 봤더니 피고인이 억울한 부분이 있었다”며 “계획적인 살인으로 보기에도 허점이 있어 가족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변호를 맡았다”고 밝혔다.

 

한편 A씨는 13일 고유정사건 변론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유정(붉은 원 표시)이 지난 12일 오전 제주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을 마치고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제주=뉴시스

 

그는 이날 소속 법무법인 단체 대화방에 글을 올려 “억울한 죄인(고유정)을 후배 소개로 만나 차비 외에는 별 비용 없이 소신껏 도우려 했다”면서 “법인에는 피해가 가지 않게끔 할 수 있는 노력을 했지만 죄송하다”고 했다.

 

이어 “어제(지난 12일, 첫 공판일)는 제게만 화살이 날아왔길 바란다”라며 “가족 중 스트레스로 쓰러지는 분도 있어 제 소신을 완전히 꺾기로 했다”고 적었다.

 

복수의 매체에 따르면 A씨는 “어머니 건강 문제로 소신을 꺾게 됐다”고 말했다.

 

A씨는 전날 오전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고유정은 계획 범행이 아닌 우발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며 “숨진 강씨는 변태성욕자였다”, “졸피뎀이 검출된 혈흔은 고유정의 것”, “(고유정이)인터넷 등에 ‘뼈 무게’ ‘뼈 강도’ 등을 검색한 이유는 현 남편에게 보양식을 끓여주려고 찾아본 것”이라는 등 주장을 나열했다.

 

이후 일부 누리꾼은 A씨에게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피해자 강씨 측 변호를 맡은 강문혁 변호사는 이날 오전 제주지방법원 앞에서 “피고인 고유정측 변호인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변호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어 이번 재판을 진흙탕 싸움으로 몰아가려는 의도가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김용준 온라인 뉴스 기자 james1090@segye.com

사진=제주 연합뉴스,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