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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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서 발견한 고려청자 ‘뜻밖의 수확’

대한제국기 초대 프랑스 공사 소장품 / 13세기 말경 제작… “전시품 가치 충분”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프랑스 파리의 체르누스키박물관에서 ‘한국미술전’ 관련 자료를 확인한 것은 지난달 3일. 같은 달 21일까지 현지 조사가 이어져 차분하게 분석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이 때문에 전시회의 규모나 출품 유물, 전시회 관련 인물들의 학문적 내력, 전시회 이후 출품작의 유통경로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향후 과제로 남겨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시회에 출품되었던 도자기를 벨기에에서 발견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프랑스 체르누스키박물관의 ‘한국미술전’에 출품되었던 고려 ‘청자상감 연지문 병’. 벨기에 왕립예술역사박물관 제공

확보된 자료를 보면 전시회에는 고분 출토 유물, 도자기, 초상화, 호랑이 그림, 자수병풍 등 회화, 삽화가 있는 고서적, 목가구 등이 출품됐다. 이 중에서 고려시대 작품인 ‘청자상감 연지문 병’이 자료를 확보하고 이틀 뒤인 지난달 5일 벨기에 왕립예술역사박물관에서 확인됐다. 벨기에에서 재단에 신청한 보존처리지원 사전조사를 위해 방문했다가 우연히 발견한 것이다.

이 도자기는 대한제국기 초대 프랑스 공사를 지내며 많은 유물을 수집해 간 빅토르 콜랭 드 플랑시의 소장품이었는데 한국미술전에 출품된 것을 벨기에 왕립예술역사박물관에서 구입한 것으로 보인다. 13세기 말∼14세기 초의 작품으로 몸체를 6면으로 나눠 연꽃, 버드나무를 번갈아 새겼다. 재단은 “일부 균열이 있어 점검이 필요하지만 전형적인 고려 주병의 형태로 전시품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강구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