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중·후반 이후 현대는 물질만능세상이 됐다. 물질만능세상 재화가 넘친다. 넘친 재화를 내다버리는 한이 있어도 선뜻 남에게 주지 않는다. 싱싱한 음식, 멀쩡한 옷, 사용할 수 있는 가구, 그런 것들을 별생각 없이 마구 버리는 세상이다. 이 때문에 도처에서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다.
아무리 그런 세상이라도 내가 남을 위하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나를 위하지 않는다. 내가 사랑을 주지 않으면 남 또한 내게 사랑을 주지 않는다. 사랑뿐만이 아니라 내가 남을 해치면 남 또한 나를 해친다. 결국 세상은 내가 베풀 때 남 또한 내게 베풀게 된다.
베푼다 하면 많은 사람은 물질만 떠올리는데 베푸는 것이 반드시 물질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물질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인 것이 더 중요하다. 사람이 가장 불행한 때는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느낄 때이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할 때다. 이뿐만 아니라 나 자신이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낄 때다.
그런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나 자신이 먼저 남을 사랑하고 베풀어야 한다. 그런 노력 없이 남이 나에게 베풀어 줄 것을 기대한다면 그것은 마음이 가난해서다. 남이 내게 먼저 사랑을 베풀어주기를 바라지 말고 내가 먼저 사랑을 베풀겠다는 자세를 보이자.
한정규·문학평론가
[열린마당] 물질만능세상, 내가 먼저 남에게 베풀자
기사입력 2019-08-15 20:48:07
기사수정 2019-08-15 20:4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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