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의류비 지출 전망이 10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옷을 살 생각이 없다는 것으로, 그만큼 경기 상황이 나쁘다는 얘기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소비지출전망 CSI(소비자동향지수) 항목 중 의류비는 94로 2009년 4월 91 이후 10년3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소비지출전망 CSI는 6개월 후에 지출을 더 늘릴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판단을 보여준다. 지수가 100보다 작으면 지출을 줄이겠다고 응답한 가구가 늘릴 것이라고 응답한 가구보다 많다는 뜻이다.
의류비 지출전망 CSI는 지난해 9∼10월 각각 100을 나타냈으나 11월 들어 97로 떨어졌다. 이후 의류비 지출전망 CSI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6월까지 96∼98 사이를 오가다가 지난달 94로 떨어졌다.
경기가 나빠지자 소비자들이 당장 필요하지 않은 품목부터 지출 규모를 줄이려 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7월 내구재 지출전망 CIS도 92로 2017년 3월(92) 이후 가장 낮았다. 교양·오락·문화생활비도 한 달 전보다 2포인트 하락한 90이었다.
반면 필수적이고 고정적인 지출 항목인 의료·보건비(112)·주거비(102)는 한 달 전과 같았다.
일반적으로 자산 가격이 오르면 소비가 증가하지만 국내에서는 주택가격 상승 시 소비가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의 김기호 연구위원은 최근 발간한 ‘부의 효과의 분위 추정’(BOK 경제연구) 논문에서 2003∼2018년 자료를 토대로 각종 경제변수가 가계 최종소비지출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한 결과 소득(가처분소득), 금융자산(주가지수)이 가계소비에 양의 부의 효과를 미친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주택매매지수로 살펴본 실물자산의 경우 집값이 오를수록 가계가 씀씀이를 오히려 줄이는 경향이 나타났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